[한자 이야기]<1361>他日에 子夏子張子游가 以有若似聖人이라 하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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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陳相(진상)에게 스승을 섬기는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의 별세 후에 행한 일을 이야기했다. 공자가 별세하자 제자들은 삼 년의 喪期(상기)를 마친 후 子貢(자공)에게 읍례를 하고 서로 마주하여 목이 쉴 만큼 통곡하고는 돌아갔으며, 자공은 다시 돌아와 묘 마당에 집을 짓고 삼 년을 산 뒤에 돌아갔다고 한다.

他日은 제자들이 상기를 마치고 돌아간 뒤 어느 날이란 뜻이다. 以有若似聖人은 ‘유약이 공자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라는 뜻이다. 한나라의 주석가는 유약의 용모가 공자와 비슷했으리라고 보았으나 주자(주희)는 언행과 기상이 비슷했으리라고 보았다. 以所事孔子는 ‘공자를 섬기던 예로’이다. 事之의 之는 유약을 가리킨다. 彊은 무리하게 동의를 얻으려고 했다는 뜻이다.

‘논어’ ‘學而(학이)’에 보면 有子(有若)는 “사람됨이 효성스럽고 공손하면서 윗사람을 犯(범)하기 좋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하면서 孝弟(孝悌)야말로 仁(인)을 실천하는 근본이라고 말했다. 후덕한 인물이었던 듯하다.

‘사기’ ‘仲尼弟子列傳(중니제자열전)’에 보면 제자들이 유약을 스승으로 삼은 후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전에 부자(공자)께서 행차하실 때 제자들에게 雨具(우구)를 가지게 하셨는데 과연 비가 왔습니다. 제자가 어떻게 아셨느냐고 묻자 부자는 어제 저녁 달이 畢(필·28수의 하나)에 머물지 않았느냐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뒷날 달이 필에 머물렀으나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또 商瞿(상구·공자의 제자)가 자식이 없어 걱정하자 부자께서는 마흔 이후에 다섯 장부를 둘 것이라고 하셨는데, 과연 그렇게 되었습니다. 부자께서 어떻게 이 일을 아셨습니까?’ 유약이 대답하지 못하자 제자는 ‘여기서 비키시오. 이곳은 당신의 자리가 아니오’라고 하였다고 한다. 후대에 지어낸 이야기 같다. 하지만 제자들이 공자를 사모하는 정은 잘 알 수가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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