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넬 GLG파트너스 매니저 “증시, 돈 넘치며 짧고 과격한 랠리… 개인들 함부로 나설 장세 아니다”

  • 동아일보

“대안투자로 실물자산 주목”

“지금은 개인투자자들이 함부로 나서서 돈을 벌 수 있는 장세가 아닙니다.”

1년여 만에 한국을 찾은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이자 대안투자사인 맨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계열 GLG파트너스의 벤 퍼넬 펀드매니저(사진)의 시장전망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지난해 “이머징 마켓보다는 선진국 시장이 유망하다”고 강조하던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제 선진국이 아니라 이머징 마켓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퍼넬 펀드매니저는 최근 상승장과 관련해 “단기로 그칠 수 있다”며 “넘치는 돈의 힘으로 짧고 과격한 랠리가 펼쳐진 만큼 개인들이 ‘바이 앤드 홀드(buy & hold)’ 식의 장기 보유에 나서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국가들이 부채축소(디레버리징)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가운데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시장이 위험한 ‘반짝’ 상승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1960년대 이전에 평균 3년 미만이던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1970년대 이후 8년 반으로 늘어났지만 이제 다시 단축될 것”이라며 “전반적인 주식가격은 1990년대 이후 일본 증시처럼 점점 저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안투자처로는 실물자산을 주목했다. 그는 “독일 베를린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며 “통화당국들이 돈을 찍어낼 때면 부동산이든 금이든 원자재든 몇몇 분야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유럽에 대한 과소평가는 경계했다. 그는 “유럽의 구조조정이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며 이는 아시아에 ‘좋은 소식’인 동시에 ‘나쁜 소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세계경제에 위협이 될 정도로 유럽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점은 좋은 소식이지만 유로화 약세로 유럽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져 ‘아시아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점은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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