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에게 포격을 가하는 등 유혈탄압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반군의 전력이 워낙 열세인 데다 국제사회의 군사개입도 어려운 상태여서 알아사드 정권의 학살극을 멈출 제동장치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반정부 세력의 중심지인 홈스에서 정부군이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에게 무차별적인 박격포 공격을 가해 260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5일 밝혔다. 시리아 야권 지도자는 이날 밤 공격을 “지난 11개월간 벌어진 학살 중 가장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반군에 따르면 이날 공격은 정부군 탈영자를 중심으로 한 반군이 정부군 검문소 두 군데를 습격하고 병사들을 인질로 납치하자 이에 격노한 정부군 사령관이 보복공격 명령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정부군은 3일 오후 9시경부터 약 6시간 동안 도심 곳곳을 무차별 포격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리아 인권관측소에서 전화로 접촉한 시민들의 말을 인용해 거리에 시체가 뒹굴고 거의 모든 건물이 파괴됐다며 홈스 전체가 마치 버려진 도시 같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공동묘지로 가는 길이 완전히 차단돼 시체들을 어떻게 묻어야 할지 걱정이다. 부상자도 넘쳐나 도시 내 병원마다 환자들이 가득해 약품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도시가 완전히 텅 비었다. 언제 어디서 저격수가 나타날지 몰라 걱정”이라고 했다. 시리아 정부는 학살 자체를 부인하며 언론매체와 반군이 사상자 수를 과장하고 있다고 반론했다.
정부군의 포격 이후 수도 다마스쿠스를 비롯한 시리아 전역에 항의시위가 번지고 있다. 해외 거주 시리아인들도 중동 및 유럽 주재 시리아대사관을 습격하는 등 정부군의 포격에 분노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4일 새벽 100여 명의 시리아인 시위대가 시리아대사관을 습격해 불을 지르고 내부를 파괴했다. 영국과 독일 주재 시리아대사관에서도 현지 시리아인들이 시위를 벌이던 중 대사관에 침입했다. 아랍연맹 자문기구인 아랍의회는 성명을 내고 22개 회원국에 알아사드 정권과의 단교를 촉구했으며 튀니지는 시리아대사를 추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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