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티야나 리마노바 아나운서가 2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관련 뉴스를 전하면서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뉴욕데일리뉴스
러시아의 톱 여성 뉴스진행자가 생방송 도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의심되는 무례한 행동을 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 보도했다. 러시아 REN TV 채널의 선임 뉴스 진행자인 타티야나 리마노바가 이달 초 생방송으로 진행된 뉴스 시간에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손가락 욕설’을 하는 모습을 캡처한 동영상이 최근 러시아와 미국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리마노바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순회 의장을 맡았다는 뉴스를 전한 직후 “그 자리는 직전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맡고 있었다”고 덧붙이면서 고개를 숙인 채 카메라를 향해 왼손을 들어올려 손가락 욕설을 했다.
러시아 전역의 1억2000만 명을 대상으로 방송을 송출하는 REN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REN 채널 소식통은 리마노바가 당시 카메라가 꺼진 것으로 착각한 상태에서, 자신의 집중력을 잃게 만들었던 스튜디오 기술자를 겨냥해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문이 확산되자 REN TV 측은 24일 오후 리마노바를 해고했다.
뉴스를 통제하는 러시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성향을 보였던 REN TV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측근 소유로 넘어가면서 러시아 정부에 맹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일은 미-러 관계가 악화되는 시점에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미국은 22일 재래식무기감축협정(CFE)에 따른 재래식 무기와 병력에 대한 정보를 러시아에 더는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일과는 무관한 결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