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신간소개]혼자하는 공부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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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4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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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교육과 선행학습 열풍, 입학사정관제의 확대, 자율형 사립고의 증설, 해마다 달라지는 입시정책, 가속화되는 경쟁체제 등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은 나날이 암울하고도 치열해진다.

그런 현실을 맞닥뜨리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자꾸 조급해지게 마련이다.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혼자하는 공부가 통한다 / 이규민· 반재천

혼자하는 공부가 통한다 / 이규민· 반재천 <

불안감과 조급함에 빠지는 학부모들은 십중팔구 사교육에 매달리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011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교육비 규모는 약 21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학생 1인당 매달 24만원을 쓰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비의 지나친 지출은 가계에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학습효과가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교육으로 인한 압박감 때문에 아이들은 취학 전부터 ‘학습 장애’를 겪는 경우도 많다.

연세대, 충남대, 성균관대 등에 재직 중인 교육학 교수들의 공저 《혼자 하는 공부가 통한다》에서 이와 같은 교육문제의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도, 학교도 믿지 못하고, 오로지 학원수업이나 과외를 받아야만 비로소 마음이 놓이는 부모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된다는 것이다. 사교육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아이들은 남이 시켜서 하는 공부에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런 아이들은 결국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 자체를 남에게 의존하게 된다.

더군다나 사교육에 의존하다보면 스스로 공부하는 즐거움과 그에 따른 성취감, 모르는 것을 스스로 하나씩 터득해가는 공부 자체의 순수한 즐거움조차 알지 못하게 된다. 사람의 성장에 맞춰 함께 발전해야할 복합적인 사고능력의 계발도 학원교육이나 교사주도형 학습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결국 아이를 위한다고 시킨 사교육이 날이 갈수록 아이를 공부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결과적으로는 성적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공부는 인간 내면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이다. 누가 강요해서도 억지로 시켜서도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누가 먹는 법, 자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먹고 자는 방법을 아는 것처럼 학습방법 또한 그러하다. 아이들은 스스로 배운다” 고 강조한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교육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저자들은 오랜 연구 끝에 탄생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 스윔(SWiMM)을 그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스윔 프로그램은 학습의지(Will), 학습전략(Strategy), 학습습관(Management), 메타 인지(Meta-cognition)의 네 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각 영역의 이해를 돕기 위한 친절한 설명은 물론이고, 11가지 ‘스윔전략’을 통해 각 영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한다. 또한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스윔 워크시트’ 페이지를 두어 보다 효과적인 자기주도학습 실천 프로그램도 소개한다.

그럼 자기주도학습은 언제 시작해야 효과가 클까?
스위스의 아동심리학자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온전한 자기주도학습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피아제는 어린이가 성장함에 따라 어떠한 지식을 알게 되고, 그 지식을 어떻게 습득하는가를 연구해서 아동의 인지발달을 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 등의 4단계로 구분했다.

형식적 조작기에는 아이의 사고가 한층 복합적이며 인과적이다. 이 시기에는 자아관이 형성되기 시작하며,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의 기준을 11세 이후를 기준으로 설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기준일 뿐이며, 아이의 성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자기주도학습 습관은 결코 단시간에 이루어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모가 자신들의 자녀를‘자기주도학습적인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조급함을 버리고 아이에 대한 믿음을 가진 조력자가 되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교까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혼자하는 공부가 통한다 / 이규민· 반재천· 도승이 · 김현지 지음/ 웅진윙스 / 222쪽 / 14000원

강미례 동아닷컴 기자 novemb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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