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만화]"지구를 구하라"<20세기소년>5권

  • 입력 2001년 6월 28일 11시 52분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친구들과 모여앉아 지구를 구하는 독수리 오형제를 꿈꾼 적이 있을 것이다. 미스테리 만화 <20세기소년>(학산문화사 펴냄)은 그런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1969년 소년들은 들판에 비밀기지를 만들고 인류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싸울 시나리오를 만든다. 세월은 흘러 97년이 되고 지구를 지키자던 소년들은 어느새 버린 아이를 키우는 편의점 주인, 가게 주인, 교사 등으로 일상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친구'라는 의문의 존재가 이끄는 조직과 멸망의 시나리오가 69년 당시 소년들이 장난삼아 만든 시나리오와 일치하기 시작하면서 문제는 시작된다. 이들 조직의 사악한 음모를 저지하고 지구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시나리오를 처음 생각해낸 켄지뿐. 그러나 아이를 키우면서 편의점 일에 바쁜 켄지에게 지구를 구원할 영웅의 모습은 기대할 수 없다.

<20세기소년>(학산문화사 펴냄)은 <미스터 키튼> <몬스터> 등으로 많은 국내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이다. 우라사와는 스타일이나 화려한 그림체보다는 치밀한 스토리 구성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있는 작가.

이 작품 역시 타고난 이야기꾼 우라사와 특유의 진지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돋보인다. 주인공들의 친근한 동양적 외모는 부담없이 작품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

<20세기소년>은 이미 만화에서 손을 뗀 세대를 다시금 만화매니아로 되돌리게 할만한 작품이다. 5권 출간.

이희정<동아닷컴 기자>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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