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 엠블랙 스타일? 만능돌? 뮤지션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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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0일 07시 00분


■ 다섯 전사 ‘엠블랙’이 돌아왔다…‘블랙 스타일’ 완성…‘비의 후예’는 잊어라

다섯명 골고루 작사 작곡 편곡…음악적으로 성장
“라이벌? 이기는 자가 강한 자”…가요계 정상 GO!

걸그룹 강세 속에서 뮤지션으로 업그레이드를 선언한 ‘엠블랙’. 10일 첫 정규앨범 ‘블랙스타일’을 발표하며 대활약을 예고했다.
걸그룹 강세 속에서 뮤지션으로 업그레이드를 선언한 ‘엠블랙’. 10일 첫 정규앨범 ‘블랙스타일’을 발표하며 대활약을 예고했다.
2009년과 2010년 가요계는 걸그룹의 시대였다. 소녀시대, 투애니원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이 앞서고 시크릿 씨스타 레인보우 등이 뒤따르며 가요계를 ‘걸그룹 천하’로 만들었다.

2011년은 초반부터 남성 아이돌 그룹들의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엠블랙과 인피니트, 틴탑 등 신흥 아이돌 그룹들이 1월 초 잇따라 출사표를 낸 가운데 빅뱅(지디앤탑), 동방신기 등 정상급 아이돌 그룹이 새 음반을 발표했다. 오랫동안 ‘여인천하’였던 온라인 음원차트의 상위권은 차츰 남자 아이돌 그룹의 노래로 교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엠블랙이다. 3일 새 앨범 타이틀곡 ‘크라이’를 발표하고 동방신기와 지디앤탑, 아이유 등과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일 데뷔 1년 2개월 만에 첫 정규앨범 ‘블랙스타일’(BLAQ Style)을 발표하는 엠블랙을 만나 2011년 남자 아이돌 그룹이 펼칠 활약상을 들여다봤다.

● 아이돌, 뮤지션으로 진화

엠블랙(승호 지오 이준 천둥 미르)이 10일 발표한 ‘블랙 스타일’은 지난해 5월 두 번째 싱글 ‘와이’를 낸 후 8개월 만의 새 음반이다.

2009년 10월 첫 싱글 ‘오 예’로 데뷔한 엠블랙은 3∼4개월마다 새 음반을 내는 다른 그룹과 달리 7∼8개월 만에 음반을 발표하는 ‘여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데뷔해 늘 비교 대상인 비스트가 지난해까지 4장의 미니앨범과 3장의 디지털 음반을 발표하고 콘서트까지 연 것과 비교하면 더욱 눈길을 끄는 ‘거북이 행보’다. 새로운 신인이 계속 등장하고, 기존 가수들도 쉴 새 없이 활동하는 요즘 가요계 현실에서 ‘자주 보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잊혀진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활동이다.

이준도 “많이 쉬어서 사실 무서운 것도 있고, 긴장도 된다. 공백기간 신인들도 많아져 부담감도 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는 자부심으로 빨리 활동하고 싶은 조바심을 이겨냈다고 한다. 더욱이 음반 1장에 대한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했다.

“멤버마다 자기계발에 힘썼고 뮤지션으로 성장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자주 음반을 냈더라면, 이 만큼의 음악적 발전은 없을 듯하다. 자주 내는 것보다 완성도를 생각해야 한다. 짧은 기간에 매번 새로운 감성을 보여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지오)

엠블랙은 지난해 8월 ‘와이’ 활동을 마친 후 곧바로 정규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앨범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방송출연이나 행사출연도 하지 않았다. 멤버들은 이 기간 각자 가진 매력들을 발전시키는데 주력했다.

리드보컬 지오는 곡 작업과 함께 보컬의 새로운 톤을 개발하려고 노력했다. 승호는 5년 가까이 쉬었던 피아노를 다시 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의 인트로 ‘새드 메모리스’를 작곡하고 피아노 연주도 맡았다.

천둥도 작사, 작곡, 편곡 등 음악공부를 많이 했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해 ‘식스팩’의 몸짱이 됐다. 막내인 미르는 지오의 조언을 바탕으로 음악공부와 랩 연습에 몰두했고, ‘유어 마이 플러스’를 작사했다. 이준은 드라마 ‘정글피쉬’에 출연하는 등 연기자로 활동했다.

“정규 앨범에 우리가 참여하면서 엠블랙 스타일을 만들어갔고, 앞으로 우리만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졌다. 특히 멤버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지오)

●“결국 이기는 자가 강한 자다”

그들은 데뷔 당시 톱스타 비가 프로듀스한 그룹으로 알려지면서 ‘비의 후예들’이란 수식어로 관심을 모았다. 데뷔곡 ‘오 예’로 활동하며 시크한 매력을 뽐내 ‘시크돌’이란 별칭도 얻었다.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무대 위의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털털하고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예능돌’로 변모해갔다.

음악과 스타일, 여기에 예능 프로그램의 감각까지…. 지금 연예계는 아이돌 가수에게 다재다능한 ‘만능’ 캐릭터를 강요한다.

승호는 “아이돌 가수가 다 잘하면 좋지만, 우선 음악 하나라도 먼저 완성해놓고 싶다. 만능을 원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비의 할리우드 주연작 ‘닌자 어쌔신’으로 주목받았던 이준도 “연기를 하는 가수는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가수 출신’이라는 편견 때문에 그만큼 준비도 많이 하지만, 편견이 가끔은 무섭다”고 했다.

엠블랙의 발전된 모습을 이끌어줄 노래는 ‘크라이’와 ‘스테이’다. 이 더블 타이틀곡으로 뮤지션의 이미지도 쌓고, 음악프로그램 1위와 연말 음악시상식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게 올해 목표다. ‘스테이’는 비스트의 ‘숨’을 만든 작곡가 라도와 신예 작곡가 지인, 원택이 공동 작곡했다. 힙합 리듬에 기반한 일렉트로닉과 록을 결합한 댄스곡. ‘스테이’는 이트라이브가 작사, 작곡한 느린 템포의 어번 R&B곡이다.

“요즘 음악이 패스트푸드와 같이 여겨질 때가 있다. 그런 음악이 아니라 충분히 즐기고 음미할 수 있는 음악을 담았다.(지오). 지난해는 사실 음반내기에 바빴다면, 이제는 즐기면서 해보고 싶다.(미르)”

데뷔동기 비스트와의 라이벌 의식에 대해선 “사람들은 비스트와 비교를 하는데, 우리의 목표는 가요계 정상이다. 라이벌이 누구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이준)”고 여유를 보였다. 동방신기, 지디앤탑 등 정상급 남자 아이돌 그룹과 신흥 아이돌 그룹이 잇달아 활동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자다”(이준)며 무한경쟁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제공|제이튠 캠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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