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침]최민수/검도로 氣를 모아 자아몰입 경지로

  • 입력 2000년 5월 12일 19시 19분


요즘 나의 아침은 뼈속에서부터 우려내는듯한 기합 소리와 함께 열린다.

아침 6시면 습관처럼 눈이 떠진다. 간밤에 아무리 늦게까지 촬영이나 모임이 있었어도 잠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집을 나와 차를 몰고 서초구 방배동의 검도장에 간다.

관장님으로부터 검도 개인 교습을 받은 지 5개월. 정신을 집중해 검을 내리치다보면 비오듯 흐르는 땀과 함께 온갖 잡념이 다 빠져나간다.

운동을 좋아하는 천성 때문에 나는 아침 운동 시간을 유난히 소중하게 여긴다.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승마를 배웠다. 아침 6시에 집을 떠나 1시간 가량 차를 달려 경기 포천군 일동면의 승마장까지 가서 1시간 반 가량 말을 탄 뒤 돌아왔다.

승마를 배우기 전에는 6개월 가량 태권도 합기도 등 온갖 무술을 종합한 이른바 '종합 무술'을 배우기도 했다.

자랑같지만 아침 운동을 거르지 않기 때문인지 아직 배에 군살이 없다. 중년을 앞두고 있는 남자로서의 체력 단련, 배우로서의 몸매 다듬기 효과도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은 나를 위해 몰입하는 기쁨이다. 아침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연기도, 팬도, 인기도 잊는다. 나의 아침은 오로지 '인간 최민수'만을 위해 존재하는 시간이다.

<최민수>(38·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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