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미스터]Y2K 왠지 찜찜…가정선 어떻게 대치하나?

  • 입력 1999년 12월 19일 18시 47분


괜찮을까. 괜찮겠지. 그래도 만약….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문제는 정부와 기업은 물론 가정까지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부 김경화씨(41·서울 양천구 목동)는 얼마전 시골에 사는 시어머니로부터 “사흘치 라면을 사두어야 한다는데…”라는 전화를 받았다. 별일 없을 것이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자신도 불안감을 떨치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설 경우 Y2K자체보다 더 큰 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대비는 철저히 하되 과잉반응은 하지 말라’고 말한다. 각 가정에서 어느 정도 준비가 필요할까.

▼D데이 다가오며 불안감…생필품세트 판매 늘어▼

한화유통은 비상식량과 각종 생필품이 들어있는 ‘Y2K 비상 생필품 세트’를 지난달 26일부터 50개 지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첫주 221개 △둘째주 333개 △셋째주 453개로 D데이가 가까와옴에 따라 점점 높아져 14일까지 모두 1007개 세트가 팔렸다.

생필품세트는 8만∼9만원대의 보급형 ‘가족안심형’과 12만∼13만원대의 고급형 ‘행복 2000형’ 2가지가 있는데 4인가족 기준으로 10일치(쌀 10㎏), 15일치(쌀 20㎏)정도의 식량과 비상물품이 들어있다. 구체적으로 품목을 보면 쌀 외에 라면 생수 부탄가스 참치통조림 햄 햇반(즉석밥) 멸균우유 초코파이 양초 성냥 휴대용가스렌지 등(표 참조).

제일제당도 최근 햇반판매량이 30%정도 늘자 15종의 비상식품을 패키지로 묶은 ‘뉴 밀레니엄 OK 세트’를 판매중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식료품 문제인데 겨울철 대부분의 가정에서 김장을 담그기 때문에 쌀과 라면 정도만 준비하면 한달은 너끈히 버틸 수 있다. 정부에서도 양곡 유류 등 주요 생활물자를 충분히 비축하고 있고 상수도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가정마다 식량과 식수를 특별히 비축해둘 필요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영유아 산모 환자 장애인 노약자를 위해서는 난방과 급식 등에 세심한 준비가 필요.

미국에서는 Y2K전문 컨설팅기업인 가트너그룹이 미국인의 70%가 연말에 7∼18일분의 식량과 비상물자를 구입할 것이라고 조사발표한 바다.

▼어린이-노인용 모포 준비…잔고증명-통장정리 해야▼

한편 12월31일∼2000년1월3일이 금융휴무일로 지정됨에 따라 연말연시에 필요한 현금을 인출할 필요가 있다. 은행에 예치한 예금을 인출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고 이 기간에도 신용카드는 이용할 수 있다. 은행측은 잔액증명이나 통장정리도 필요없다고 하지만 ‘찜찜하다’면 복잡한 연말을 피해 미리 해둔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정보통신팀 송연성대리는 “꼭 Y2K가 아니더라도 대만지진사태 처럼 각종 자연재해나 재난사고가 예고없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정상비약 담요 라디오 손전등 양초 건전지 휴대용 취사도구 부탄가스 등과 최소한의 식량을 이번 기회에 준비해 두라”고 권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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