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칼럼]오학렬/꾸준한 구옥희

  • 입력 1999년 9월 29일 18시 40분


요즘 미국여자골프계에서 ‘한국낭자군’의 성가가 드높다.

특히 27일 끝난 99세이프웨이챔피언십에서는 3명(박지은 박세리 김미현)이 대거 톱10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들 신세대 스타 못지않게 일본에서 ‘올드팬’을 기쁘게 한 선수가 있다.

바로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선구자’인 구옥희(43)이다.

구옥희는 26일 일본LPGA투어 던롭오픈에서 우승해 ‘노장은 여전히 건재함’을 알렸다.

그는 ‘선구자’라는 호칭에 걸맞게 모든 부문에서 한국여자골프의 제1호다.

우선 78년 5월26일 출발한 한국의 첫 여자프로골퍼 4명중 한명. 85년 한국골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LPGA프로테스트를 통과했다. ‘제2호’박세리보다 12년 빠른 셈.88년 스탠더드레지스터클래식에서 우승, 한국골퍼중 미국LPGA투어에서 최초로 우승의 영예를 안은 골퍼도 구옥희이다.

구옥희는 박세리가 97년 서울여자오픈에서 동일대회 3년연속 우승을 거두기 이미 오래전에 3개 대회(쾌남오픈 한국프로골프선수권 수원오픈)에서 각각 3연패를 이뤘다.

또 그가 80년에 기록한 국내대회 전승(5승)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대기록이다.

숫자 ‘26’은 구옥희에게는 결코 잊지 못할 숫자.

통산 40승째(국내 19승, 해외 21승)를 26일에 거둔 그는 26일에 프로자격증을 얻었다.

그가 프로데뷔 첫 승을 올린 것도 79년 10월26일. 당시 대통령 시해사건으로 첫 라운드만 치른 채 우승자가 가려진 쾌남오픈에서 구옥희는 로얄CC에서 73타로 우승트로피를 안았었다.

프로에 데뷔한 78년과 86년 9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승 이상을 기록한 그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언제까지 프로생활을 계속하겠다는 목표보다는 대회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그의 말에 그 답이 있지 않을까.

오학렬<골프칼럼니스트> kung@netsgo.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