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생아 작년 급증…전년比 80% 늘어

  • 입력 1999년 5월 4일 19시 33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영향으로 지난해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어린이나 사생아가 크게 늘어났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의 사회적인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는 모두 9천2백92명으로 97년의 6천7백34명보다 38% 늘어났다.

유형별로는 △기아 및 사생아 5천7백74명 △비행 가출 부랑아 3천2백41명 △미아 2백77명으로 특히 IMF사태로 가정이 파탄나면서 이른바 ‘부모있는 고아’인 기아와 미혼모가 출산한 사생아는 97년의 3천2백5명에 비해 무려 80%나 증가했다.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전체 아동 가운데 5천1백12명은 아동보호시설에 수용됐으며 나머지 4천1백80명은 소년소녀가장으로 지정됐거나 일반가정에 맡겨져 있다.

지난해 기아와 사생아가 이렇게 늘어난 것은 IMF사태로 해체되는 가정이 늘어난데다 낙태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미혼모들이 자녀를 출산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같이 버림받는 아동이 늘어나면서 11년만에 처음으로 해외입양이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 입양실적은 국내입양 1천4백26명과 해외입양 2천2백49명 등 3천6백75명으로 이중 해외입양은 97년의 2천57명에 비해 9.3%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87년 8천명 수준이던 해외입양 아동수를 꾸준히 줄여왔으나 11년만에 다시 증가했다.

특히 국내입양아 가운데 장애아동은 0.4%인 6명에 불과한 반면 해외입양아중 장애아는 해외입양 대상의 37.6%인 8백46명이나 됐다.

복지부는 “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87년부터 해외입양을 매년 3% 정도 줄여왔으나 지난해 경제난으로 사회적인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이 워낙 많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해외입양제한조치를 유보해 해외입양이 다시 늘게 됐다”고 말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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