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윤재열]독서교육은 결과보다 과정

  • 입력 2005년 1월 28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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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학년도 고교 신입생부터 독서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하고, 2010년부터 그 결과를 대입 전형에 적용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 제도는 수능시험 점수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입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제도는 학생들에게 교과별 필독 및 권장도서를 제시하고 독서활동 결과를 담임 및 교과담당 교사가 확인해 학생부에 기록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독서 지도는 책읽기의 결과보다 책이 주는 즐거움에 푹 빠지게 하고, 책을 읽으며 예측하고 추론하며 생각하는 과정 자체에 중심축을 두어야 한다. 학생부 기록도 당연히 그런 다양한 인지 능력 등 독서의 전반적인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저 권장도서를 제시하고 그 책읽기 결과를 일괄 기재하는 것은 또 하나의 내신 성적 부풀리기로 낙인찍히고 변별력 없는 전형자료가 될 뿐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독서교육 강화를 위해 학교도서관 예산에 매년 6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기엔 전담인력 확보도 포함된다는데, 전담인력을 단순히 사서 교사 정도로 생각해선 안 된다. 독서교육은 전 교과에서 모든 교사가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담인력 확보’에는 전 교사에 대한 독서지도사(가칭) 연수계획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제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할 게 아니라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합의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교사의 참여는 정책의 결과에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윤재열 수원 장안고 교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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