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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0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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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개발원에서는 우리 청소년들이 보충수업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10일간 유스넷(youthnet)을 통해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0교시 수업과 자율학습에 관한 찬반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2400여명의 응답자 중 약 60%는 반대하고 40%는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자율학습 폐지는 늦게나마 청소년 지도를 위해 퍽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학교에서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교과 보충수업을 금지하기로 한 교육인적자원부와 시도교육청의 합의는 매우 잘된 청소년 정책이다.
건강한 청소년, 희망과 비전을 가진 청소년 지도를 위해 어떠한 유형의 보충수업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청소년 육성관을 부모, 교사, 교장선생님들은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현대 청소년들의 심리적 신체적 특성이 과거의 청소년들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가정, 학교, 사회 어디에서나 획일적인 통제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요즈음 ‘집으로…’라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현대 청소년들은 심신 발달, 문화, 가치관, 생활양식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두 세계와 두 얼굴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학생지도는 성공할 수 없다.
둘째, 성공적인 청소년 지도는 교육과 육성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교육은 국가 주도의 공교육으로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타율적 획일적 의무적 교육이다. 이에 반해 육성은 여가 시간에 학생들이 심신 단련, 창의성 개발, 정서 함양, 사회봉사활동 등을 통해 인격을 닦도록 하는 도덕·인성 교육이다.
셋째, 보충수업 폐지는 청소년의 자발적인 여가선용 및 창의성 발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여가를 통해 청소년의 됨됨이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창의적으로 자기 스스로 살 수 있는 능력도 길러진다. 또한 자아정체성을 개발하고 자기통제력을 함양하며 규율과 질서를 지키는 능력은 여가생활 속에서 키워진다.
넷째, 현대 청소년들이 정보와 지식을 학교 밖에서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미래의 학교에서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인간관계 교육, 더불어 사는 교육, 인성 교육, 봉사 정신교육, 창의성 교육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 모든 나라가 학교 생활을 축소하고 학교 밖 여가생활을 늘려 청소년을 건강하게 지도하고자 한다. 학교 안의 틀에 짜인 생활이 길어질수록 문제 청소년이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24시간 생활 중 학교생활이 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 시기의 발달 과정상 8시간 잠자고, 8시간 공부하며, 8시간 여가시간을 보낼 때 건강한 청소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권이종 한국청소년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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