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稅테크]손주 2명이상에게 집 나눠주면 증여세 절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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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세무사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세무사
Q: 50대 김모 씨의 아버지는 상속 전에 재산을 미리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길 원한다. 이미 주택 1채를 소유한 김 씨는 아버지 재산 중 서울의 단독주택 한 채를 증여받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자신이 아닌 자녀 2명이 이 주택을 증여받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재산을 증여하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의 판단은 맞는 것일까?

A:
김 씨의 아버지가 김 씨의 자녀, 즉 손주에게 증여하면 증여세 부담이 오히려 커진다. 세법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가액에 따라 증여세율에 30∼40%가 할증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바로 증여하면 증여세를 한 번만 내면 되기 때문에 과세당국이 그만큼 세금을 더 받으려는 것이다. 본래 김 씨의 아버지→김 씨→김 씨의 자녀 순으로 증여하면 총 2번의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김 씨의 아버지가 바로 김 씨의 자녀에게 증여하면 증여세를 한 번만 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손주에게 증여할 때 어떻게 절세를 할 수 있다는 걸까.

김 씨가 아버지에게서 3억 원가량의 주택을 상속받으면 증여세 3600만 원(세율 20% 적용)을 내야 한다. 그러나 김 씨의 자녀 2명이 이를 나눠 받으면 증여 금액은 자녀 1명당 1억5000만 원이 된다. 자녀가 성인이라면 각자 5000만 원의 증여 공제를 받기 때문에 할증된 세율(13%)이 적용되더라도 증여세가 각각 1170만 원이다. 자녀 2명의 증여세 총액은 2340만 원으로 김 씨가 부담할 3600만 원보다 훨씬 적다.

더구나 김 씨가 아버지로부터 주택을 증여받으면 주택 2채를 소유하게 되기 때문에 향후 주택 1채 소유자에게 적용되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도 받지 못한다. 반면 무주택자인 자녀들이 증여받고 5년이 지난 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손주 증여를 통한 절세 효과는 상속세 절세로 이어진다. 김 씨의 아버지가 김 씨에게 3억 원을 증여한 후 10년 내에 사망한다고 가정해 보자. 증여 후 10년 안에 증여자가 사망하면 미리 증여해 둔 3억 원이 상속재산에 합산된다. 4500만 원의 상속세(상속세율 30%로 가정)를 추가로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 씨의 아버지가 손주에게 증여하고 5년 후 사망하더라도 손주들은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세법상 손주에게 증여한 재산은 5년만 지나면 상속재산에 합산되지 않는다. 손주에게 증여할 때 증여세가 할증되긴 하지만 다른 절세효과가 크다면 이 방법을 적극 활용해 보는 것이 좋다.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세무사
#증여세#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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