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화려한 ‘공주’가 되거나 누더기패션으로 뜨거나…

  • 입력 2002년 7월 11일 18시 59분


10대와 20대 여성들 사이에 ‘공주’와 ‘거지’ 패션이 동시에 뜨고 있습니다. 극단(極端)은 통하는 모양입니다.

리본 테이프 장식의 치마, 소매에 주름을 넣은 퍼프 티셔츠, 가슴 부분은 꽃 장식으로 풍성하고 허리부분은 잘록하게 좁아지는 원피스 등등 공주 하면 떠오르는 옷차림들, 다들 아시죠?

색깔도 핑크와 블루 등 화려한 계통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옷은 발랄하고 귀엽고 우아한 느낌을 주죠. 볼륨감을 풍기기도 합니다.

옷뿐만 아니라 패션 소품, 잠옷 등에도 공주풍(風)이 유행입니다. 꽃무늬의 공주가방, 보석을 ‘티나게’ 박은 샌들, 꽃 모양의 머리 리본 등 공주를 돋보이게 하는 소품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잠옷도 퍼프 소매, 꽃무늬, 레이스가 주렁주렁 달린 게 많이 팔린답니다. 여성의 영원한 꿈을 투영하는 패션이죠.

하지만 이와 정반대인 누더기 패션(빈티지 룩)도 올 여름 패션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통상 여름에는 찢어진 청바지 등 누더기옷이 유행하지만 최근에는 청바지 외에도 다양한 스타일이 등장했습니다.

덕분에 빛이 바래고 여기저기 닳은 가죽 잠바, 물이 빠진 청바지, 알록달록한 니트, 벙거지모자 등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직전인’ 옷들이 ‘새 옷’으로 나와 있습니다. 소품에서도 나무 슬리퍼 느낌이 나는 샌들 등 누더기 소품들이 등장했죠. 거지 패션에는 주로 짙은 갈색, 검은색 등 어둡고 탁한 색상이 사용됩니다.

롯데백화점 숙녀캐주얼 매입팀 송정호 바이어는 “공주 패션과 누더기 패션의 공존은 재미있는 현상”이라며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부터 실용 패션으로 자리잡은 빈티지 룩이 경기와 관계없이 유행이 돼 버렸다”고 말하더군요.

(도움말〓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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