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 뛴다]「컴키드」영등포지사 임경애사장

  • 입력 1999년 6월 13일 19시 53분


임경애(林京愛·27)씨는 요즘 아이들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일곱살 난 딸 아이 챙기랴, 사무실 관리하랴, 회원들 교육시키랴 바쁜 생활이지만 일도 재미 있고 앞으로 불어날 수입 생각에 그리 힘든 줄 모른다.

임씨는 컴퓨터 방문교육업체인 컴키드의 영등포 지사(02―663―0902)사장님 겸 선생님. 3월초 창업한 이번 일은 임씨로선 두번째 사업이다.

“4년전 집 부근에 아동복 가게를 잠깐 낸 적이 있어요. 하지만 한참 자라는 아이 기르면서 장사하는 게 쉽지 않아 1년반만에 가게를 정리했죠”

가정에만 충실하던 임씨를 다시 ‘밖’으로 불러낸 건 IMF였다.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건축회사에 다니던 남편 월급이 크게 깎이는 바람에 살림이 많이 어려워졌다. 고민하던 남편은 올초 회사를 그만뒀지만 임씨가 창업 준비에 들어간 것은 그전부터였다.

“다시 일을 해야지 하는 생각은 꽤 오랫동안 했어요.”

결국 경제난이 임씨의 오랜 망설임에 종지부를 찍게 한 셈이 됐다.

창업준비는 치밀하고 꼼꼼했다. 우선 구청의 무료 창업강좌를 열심히 쫓아다녔다. 매일같이 구청 컴퓨터 방에 들어가 인터넷으로 창업 정보를 검색했다. 임씨는 아이들과 관계있는 이른바 ‘키드 산업’ 쪽으로 자꾸 눈길이 갔다. 컴키드는 옆 동네인 강서구청에서 열린 창업강좌에서 접했다.

“대학때 건축을 전공한 덕에 컴퓨터를 많이 만져봐서 자신이 있었어요”

일단 결정을 내리자 창업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초기 투자비용으로 들어간 돈도 3500만원으로 그리 큰 부담은 되지 않았다.

임씨는 두명의 고용 교사와 가르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은 방문 수업을 하고 두번은 전화로 지도한다.

“초기는 아무래도 ‘개척기’라 회원이 아직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에요. 그렇지만 두세달 뒤면 300명까지 늘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옷가게 하던 때보다 훨씬 많이 벌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당장은 수입 규모에 얽매이지 않고 길게 내다보겠다는 자세다. 그래서 지금은 ‘투자’하는 기간으로 마음을 넉넉하게 잡고 있다.

원래 30분 수업으로 돼 있지만 1시간 정도 충분히 봐준다. 아이 뿐만 아니라 덤으로 엄마들까지 가르쳐준다. 예전에 과외를 했던 경험을 살려 회원집의 중학생 자녀들 공부하는 걸 도와주거나 자녀 교육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인심’을 쌓은 덕분인지 새 회원을 소개해주는 회원들이 심심찮게 생겼다.

홍보 아이디어도 열심히 짜내고 있다. 지금은 선전 전단에다 ‘CD롬 5일간 무료사용’ 쿠폰을 붙인 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씨는 “아이가 엄마 일하는 걸 이해해줘 다행”이라면서 “기왕 시작한 일이니 승부를 볼 생각”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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