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지]화교경제인協이사장 원국동씨『가교役 할것』

  • 입력 1999년 5월 18일 19시 37분


“정부가 국내 화교들을 대등한 경제협력 파트너로 인정한 셈이죠.”

한국화교경제인협회 이사장 원국동(袁國棟·41·한의사)씨는 화교협회가 설립 허가를 받는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한국화교한의사협회 한국화교약사회 재한화교학자협회 한국중화요식업협회 등 국내 화교단체 대표 30여명으로 이뤄진 화교협회는 외국인만으로 이뤄진 비영리사단법인으로는 처음으로 19일 정부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는다.

원씨는 “한국에는 이민법이 없기 때문에 화교도 영주권을 가질 수 없으며 5년에 한번씩 등록하고 외국인등록증을 받을 뿐”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외국인들은 작년초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상업용지는 50평까지, 주거용지는 2백평까지만 소유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나고 자란 화교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제약 때문에 사실상 한국인인 국내 화교 12만여명 중 10만여명이 이민했다. 그렇지만 이민을 가서도 코리아타운 곁에 모여 살 정도로 국내 화교들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은 뿌리깊다는 것.

원씨는 “우리는 스스로 한국인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한국정부가 화교를 이용하기 위해 선심을 쓴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조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고맙다는 것.

원씨는 무엇보다도 “국내 화교들이 동남아 화인경제권과 한국의 경제교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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