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김기섭씨『검찰에 소환돼도 구속 안될것』

  • 입력 1997년 4월 23일 20시 18분


23일 국회 한보사건 청문회에서 金己燮(김기섭)전안기부운영차장은 여야의원들이 자신과 관련된 온갖 의혹을 제기하자 『차라리 위증죄로 고발해달라』는 말로 대응하는 등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김씨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황당하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전혀 그런 일이 없습니다』라고 침착하게 대답했으나 갈수록 추궁이 심해지자 다소 흥분한듯 『그런 말은 삼가달라. 서로 인격적으로 하자』고 요구했다. 김씨는 또 답변도중 의원들이 말을 가로막으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나도 설명을 할 시간을 좀 달라』고 호소했으며 그래도 의원들이 윽박지르면 조그만 목소리로 『내 참』하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검찰에 불려가면 구속될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나도 비밀을 누설하면 큰 벌을 받는다는 것을 잘 안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안기부를 폄훼하는 내용의 질의가 나올 때는 『문민정부 안기부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며 「안기부」 앞에 「문민정부」라는 말을 꼭 붙여 과거의 안기부와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답변내용이 자칫 안기부의 기밀사항을 노출하는 것을 우려한듯 안기부의 기구나 직책 등에 대해서는 「A지부」 「B지부」식으로 정확한 실제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등 보안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쓰기도 했다. 김씨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 대해서는 「각하」「어른」 등 깎듯이 존칭을 사용했으며 20년 연하인 金賢哲(김현철)시에게는 「김소장」이라고 호칭했다. 또 민주계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상도동식구」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답변도중 자주 오른쪽 눈을 깜빡거리며 얼굴을 찡그렸는데 『왜 그러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안기부 재직중 불철주야 근무하느라 안면근육경련증에 걸려서 그렇다』고 답변했다. 〈김정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