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 PMC박병원 뇌혈관센터의 뇌혈관 내 수술인증의사인 김형석 전문의(왼쪽 첫번째)가 50대 여자 환자의 뇌동맥류 파열 방지를 위한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고있다. 사진제공 박병원
국내 단일 질환으로 사망률 1위인 뇌중풍(뇌졸중)은 70세 이전까지는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하지만, 70세 이후엔 여자에게서 많이 생긴다. 이 질환은 고령화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뇌중풍 환자 10명 중 6명은 병원을 늦게 찾아 반신마비 등 심각한 후유장애를 갖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5년에 44만 명이었던 환자 수가 2009년에는 53만 명으로 18.5%나 증가했다. 뇌중풍 환자의 평균연령은 66.3세로 60, 70대가 가장 많다. 최근엔 스트레스 증가와 서구식 식생활의 변화로 40, 50대의 젊은 층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노인들은 젊은층에 비해 두통, 언어장애, 어지러움 등의 뇌중풍 전조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시간을 지체하기 쉽다.
뇌중풍은 크게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증상이 의심되면 일단 빨리 병원을 찾아 뇌출혈인지 또는 혈전으로 막힌 뇌경색인지를 진단하고, 적절한 초기치료를 받아 사망이나 장애 정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조기에 뇌혈관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을 막을 수도 있다. 머릿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조기검진이 중요
경기 평택에 사는 주부 김모 씨(69)는 만성두통에 시달리다가 갑자기 약을 복용해도 가라앉지 않는 깨질 듯한 두통으로 평택에 위치한 PMC박병원 뇌혈관센터를 방문했다. 의료진은 자기공명영상(MRI) 기기검사와 뇌혈관 조영검사를 통해 약 3, 4mm 크기의 뇌동맥류를 발견했다. 뇌동맥류는 뇌에 있는 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있는 것으로 대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가 갑자기 파열돼 뇌출혈이 생기는 질환이다. 심하면 신체마비 등 큰 후유장애가 발생하거나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다. 의료진은 사타구니의 대동맥을 통해 2mm 정도의 가는 관인 카테터(catheter)를 넣고, 뇌동맥류의 파열을 방지하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시술은 뇌혈관내 수술인증의사인 김형석 전문의가 나섰다. 뇌동맥류는 ‘코일색전술(시술)’과 ‘클립결찰술(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의료진은 이 병원에서 새롭게 도입된 정밀 혈관 조영촬영기기인 필립스의 ‘AlluraClarity(알루라클래러티) FD 20/15’를 긴급 가동했다.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3D로 구현되는 환자의 뇌혈관을 보며 의료진은 시술에 들어갔다.
김 씨의 경우 뇌동맥류 경부가 넓어 아주 힘들고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자칫 시술 뒤 동맥류에 채워 넣은 코일이 빠져나올 수도 있는 상황. 그래서 주동맥에 경부를 지지하는 스텐트(그물망)를 펴 넣은 뒤 뇌동맥류에 백금코일을 채워 넣고 나서야 성공적으로 시술을 마칠 수 있었다. 뇌동맥류에 코일을 채워 넣는 것은 뇌동맥류 안으로 유입되는 혈류를 차단해 파열을 막는 것이다. 김 씨는 ‘코일색전술’로 뇌출혈까지 갈 수 있는 위험한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24시간 전문의에 의한 뇌중풍 치료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PMC박병원 뇌혈관센터의 김형석 전문의는 “뇌동맥류는 아직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고혈압, 외상, 흡연 등이 주원인이고 누구에게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어 예방적 차원의 검사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혈관질환 미리 알아 치료 가능
P
뇌동맥에 꽈리처럼 생긴 부위(원 부위)가 뇌동맥류혈관조영술 사진(시술 전), 코일 시술 뒤 뇌동맥류가치료 된 혈관조영술 사진(원 부위) 박병원 제공MC박병원이 최근 뇌혈관 및 심장혈관센터를 본격 운영하면서 새로 도입한 장비가 혈관조영촬영장치인 ‘알루라클래러티’이다. 이 장비는 혈관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더 나아가 뇌혈관 및 모든 부위의 혈관 중재시술을 하는 데 쓰이는 정밀기기이다. 이 기기는 방사선량을 대폭 줄이면서도 해상력이 탁월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도와준다. 또 새롭게 도입된 15인치 디텍터(lateral detector)는 뇌혈관 중재 시술 시 환자의 두부(머리)에 보다 가까이 밀착이 가능해져 낮은 방사선량으로 정밀한 뇌혈관 진단이 가능해졌다.
중재시술 또는 혈관조영술이란 인체 내의 혈관에 카테터를 넣고, 조영제를 주입하면서 X선을 조사해 혈관 영상을 얻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혈관에 생긴 이상 병변을 진단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하는데, 외과적 수술에 비해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적기 때문에 점차 선호도가 높아지는 시술법이다.
고해상도 영상은 의료진에게 매우 작은 병변을 비롯하여 혈관 질환을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중재적 시술 시 미세한 병변을 확인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2011년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대학병원에서 동일한 환자를 대상으로 영상품질을 비교한 임상 연구 결과, ‘알루라클래러티’는 뇌혈관 시술 시 평균 73%에 이르는 상당한 방사선량을 감소시키면서도 기존의 중재 시스템과 동일한 품질의 영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혈관, 대동맥질환 등의 다른 분야에 대한 연구에서도 50∼85% 사이의 감소율을 보였다.
김 전문의는 “과거에는 중재적 시술 시 방사선량이 적으면 영상 품질이 더 낮아져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면서 “필립스의 ClarityIQ 기술을 통해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면서도 고품질 영상을 얻을 수 있어 의료진은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정확성과 신뢰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게 됐고 의료진과 환자 또한 피폭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