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의심? … 탈모샴푸 내려놓고 병원 찾아야

  • 입력 2016년 5월 16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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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에 대한 고민은 기원전 400년 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기록에 의하면 파라오 차타는 탈모증을 부끄러워해 이를 보다 못한 어머니가 치료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율리우스 시저도 탈모를 감추기 위해 월계관을 썼으며 클레오파트라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불에 태운 생쥐, 곰의 기름과 사슴의 골수 등을 썼다고 전해지고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비둘기배설물, 아편 등으로 자신의 탈모 치료를 시도했으나 허사였다.

탈모증은 분명 질환이며, 놓치지 말아야 할 ‘응급상황’이다. 방치하면 악화돼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하지만 국내 탈모인은 대개 생활습관 등 비의학적 치료에 주력,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상황이다.

‘300만원’, 스튜어드 준비를 하는 대학생 박모 씨(27)가 6개월간 머리에 들인 비용이다. 점점 헤어라인이 뒤로 밀려나 스트레스 받던 그는 자신이 탈모인 것을 인정하는 게 두려워 탈모샴푸 및 헤어토너 등 자가관리와 두피관리숍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 비용이 상당수 들어가 부담이 됐지만 개의치 않았다.

서비스직인 스튜어드를 지망하는 만큼 외적인 문제에도 민감해 ‘취준 비용’의 범주에 넣고 아낌없이 머리에 투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이마가 더 넓어진 듯한 느낌에 결국 내원하기에 이르렀다.

박 씨처럼 탈모증으로 고생하는 환자 중에는 실제로 병원보다 비전문가의 헤어케어부터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모발학회는 지난 4월부터 1개월간 강동경희대병원 및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을 방문한 10~69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탈모증에 대한 인식 및 행동 패턴’을 조사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탈모증 진단 및 치료법을 선택할 때 의료진보다 비전문가에게 기대고 있었다. 응답자의 53%가 가려움증 등 두피질환을 경험하고 40%는 탈모증을 의심했지만, 이를 확신하는 데에는 가족·친구 등 지인의 의견을 선호하는 경우가 50%에 달했다.

탈모증이 의심돼도 병원을 찾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병원에 갈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46%)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병원치료에 의구심을 느끼거나(18%), 관리실·미용실·한의원 등에서 병원치료는 효과가 없다고 했다거나(13%), 병원의 비싼 치료비용이 부담스러워(10%) 기피했다.

특히 탈모를 예방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비의학적인 치료를 택하는 경우가 64%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이 실천하는 탈모 예방법은 단연 샴푸·토닉 등 화장품·의약외품 사용(46%)이었다. 36%의 환자는 병원치료를 택했지만 나머지는 관리실·한의원·미용실 등 방문관리(9%), 탈모에 좋은 음식 섭취(4%) 등을 택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의학적 치료효과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환자 10명 중 9명은 탈모방지샴푸 등 탈모 관련 제품의 효과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의원·특정 음식 등을 통한 치료 만족도 역시 19%와 2%에 그쳤다.

많은 탈모증 환자들이 탈모증이 질환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해 의학적 치료법이 아닌 화장품·두피관리실 등에 의지하며 경제적·정신적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탈모증은 단순히 머리가 빠지는 게 아니라 유형과 단계가 제각각이라 제대로 된 진단을 받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관건이다.

탈모는 치료가 빠를수록 효과가 좋으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탈모환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탈모치료법에는 모낭주위주사, 헤어셀 S2, 두피스케일링, 조혈모세포(PRP) 등이 있다.

모낭주위주사는 두피의 혈액순환 촉진 및 모발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물질을 탈모가 일어난 부위 주위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헤어셀 S2’는 두피 주위에 전자기장을 형성, 모낭세포를 활성화시켜 세포분열을 촉진시키고 모낭 주위의 혈류를 증가시켜 차세대 탈모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탈모에 두피염증이 동반될 경우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두피스케일링이 도움이 된다. 죽은 각질, 피지 덩어리, 먼지 등 노폐물을 제거해 두피를 청결하게 하고 항염증 약물로 염증을 호전시킨다. 그러나 이미 탈모가 심한 사람은 자가모발이식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칼럼/글 =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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