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도 지방흡입수술로 체형 개선될까?

  • 입력 2016년 4월 19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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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쌍꺼풀수술 못잖게 많이 이뤄지는 미용시술 중 하나가 ‘지방흡입’이다. 음식조절이 어렵고, 운동할 시간은 없어서 결국 비만클리닉을 종착역으로 삼고 시술을 결심한다.

지방흡입은 불만족스럽거나, 병적으로 비정상적인 비율로 축적된 피하지방층을 음압이나 초음파로 제거해 몸매를 다듬는 비만치료법이다. 한 번 시술로 가시적인 사이즈 감소 효과를 내 만족도가 높다.

국내서 지방흡입을 찾는 환자는 전신이 비만하다기보다 다이어트로 살을 빼도 끝까지 빠지지 않는 복부, 허벅지, 팔뚝 등을 날씬하게 만들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방흡입은 원하는 부위의 지방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므로 부분비만을 개선해 원하는 라인을 만드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

고도비만 환자가 지방흡입수술을 결심했다면 평범한 몸무게를 가진 사람과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선호 365mc비만클리닉 이사장은 지방흡입수술은 77~88사이즈인 사람이 수술대에 올랐다고 44사이즈로 변하는 ‘마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세포수를 줄여 사이즈를 줄여주는 측면이 크고, 몸무게는 생각만큼 감량되지 않는다.

그는 “간혹 지방흡입수술을 받고 나면 몸무게가 빠지며 드라마틱한 변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환자가 있다”며 “하지만 1㎏을 감량하려면 1000㏄ 정도의 지방을 제거해야 하는데 한번에 5000㏄ 이상을 흡입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술 후에는 체형이 정리돼 고도비만 환자의 다이어트에 동기를 부여하고, 체중감량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고도비만은 일종의 ‘음식중독’이라는 질환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다수일 정도로 일반적인 다이어트만으로는 성공적인 체중 감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지방세포로 인해 신경중추가 본능적으로 음식을 찾게 되는 비만의 특성상 이를 극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고도비만 환자에게 음식은 마약과 같이 작용해 과식·폭식을 조장한다. 고도비만 환자가 음식을 섭취할 때 뇌는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를 복용할 때처럼 고조된 흥분 상태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중독이 심해질수록 음식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더욱 심한 고도비만에 빠지며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선호 이사장은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흡입만으로 완벽하게 비만과의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수술로 어느 정도 사이즈를 줄일 수는 있지만 체중을 줄이는 것은 아니므로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궁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고도비만으로 배가 많이 나왔더라도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 복부지방흡입수술을 받았더라도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수다. 내장지방은 지방흡입술로 제거할 수 없어 식이요법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고도비만 환자가 전신 지방흡입을 받는 경우 한 번에 진행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한 번에 5000㏄ 이상 흡입하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상체, 하체 등으로 부위를 나눠 여러 번에 걸쳐 시행하게 된다. 부피가 클수록 수술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이선호 이사장은 “고도비만 환자의 지방흡입은 대용량 지방흡입수술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일반적인 수술보다 이후 피부처짐이나 울퉁불퉁한 피부결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 쉽다”며 “어떤 의료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에 앞서 수술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진료하고,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돌발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응급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입원실이 있는 의료기관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

이 이사장은 “대용량 지방흡입수술은 보통 수면마취로 이뤄지는데, 간혹 수술 중 환자가 마취에서 깨어나 고통을 느끼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올라 순식간에 출혈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이같은 문제를 케어할 수 있는 전담 마취과의사가 있는 병원에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치료에 앞서 무엇보다 환자의 자신감의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고도비만 치료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수술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검증된 의료진과 신중하게 상담한 뒤 내과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등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야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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