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A Delicious Life!”… 피코크, 푸드시장 대세가 되다

  • 동아일보

이마트, 1997년 ‘이플러스 우유’ 통해 자체브랜드 역사 열어
‘가치있는 소비’ 내세운 피코크로 간편가정식 열풍 불러

이마트는 지난해 6월 대형마트 최초로 피코크 키친을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이마트타운에 오픈했다. 피코츠 키친은 직접 재료를 선택하고, 오픈 키친에서 조리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등 셰프와 직접 소통하는 다이내믹한 공간으로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지난해 6월 대형마트 최초로 피코크 키친을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이마트타운에 오픈했다. 피코츠 키친은 직접 재료를 선택하고, 오픈 키친에서 조리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등 셰프와 직접 소통하는 다이내믹한 공간으로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1997년 이마트가 출시한 이플러스 우유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유통업체 자체브랜드 상품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불필요한 광고나 마케팅 비용을 걷어내는 노력을 통해 좋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자 한 취지의 유통업체 자사브랜드(PL·Private Label)는 현재까지 식품을 비롯해 비식품까지 전 영역에 걸친 상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피코크는 가장 트렌디한 이마트의 자체브랜드. 기존의 자체브랜드 상품이 ‘합리적인 소비’에 중점을 두었다면 피코크는 ‘가치로운 소비’에 중점을 두고 구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가장 영향력이 높은 상품군을 엄선해 개발했으며 그 시작이 간편가정식(HMR)에 있다.

2013년 하반기 이마트는 가장 성장성이 높은 간편가정식 시장에 도전해 피코크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는 포화상태에 있는 유통환경에서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위해 ‘상품개발 전문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레시피 개발해 고급 간편가정식 출범



이마트는 과거 합리적인 가격에 더 나은 품질의 상품을 모토로 자체브랜드 상품을 개발했다면, 피코크는 출발부터 유명 호텔 주방장 등 전문요리사가 국내외 유명 요리의 레시피를 개발하여 상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국내 유명 맛집 제휴, 지방자치단체 제휴를 통한 지역 특산물 개발 등을 통해 고급 간편가정식으로 출발했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이마트 자체브랜드 상품이 일반 브랜드(NB·National Brand)보다 전략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개발 판매했던 것과 비교해 피코크는 고급 식재료를 엄선하고 고도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적용시켜 가정에서 직접 해 먹는 집밥보다 더 나은 맛의 프리미엄 상품을 추구한다.

이처럼 피코크가 전략적으로 중요해지면서 이마트는 2014년 당초 식품본부에 있던 피코크팀을 독립 부서로 분리해 준임원급인 ‘수석’을 실무책임자로 배치해 피코크 사업에 무게를 실었고, 맛을 높이기 위해 신세계그룹의 조선호텔 등 특급호텔 셰프를 4명이나 채용하여 피코크 상품 개발팀 산하에서 레시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이마트 본사 내에 ‘테이스트 키친’이라는 조리 공간을 조성해서 최고 경영층부터 바이어까지 직접 조리해보고 맛을 보며 품평회를 갖는 등 NB를 뛰어넘는 ‘맛’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이마트는 광장시장 유명 맛집인 순희네 빈대떡과 제휴하여 피코크 순희네 빈대떡을 출시하여 출시 직후 기존 NB 브랜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였으며, 남원시와 제휴하여 추어탕의 원조인 남원시로부터 추어탕 레시피를 받아 진짜 원조 남원추어탕도 선보였다.

동일한 품질 기준 30% 저렴한 가격


그렇다고 가격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상품을 고급화하지만 동일한 품질 기준으로 봤을 때 가격은 30%가량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3년 340억 원 수준이었던 피코크 간편가정식(냉동·냉장) 매출은 2014년 560억 원 수준으로 올라섰고 2015년에는 8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들어서는(2월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38%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피코크, 과자 참기름 커피까지 확대

이마트는 지난해부터는 피코크라는 프리미엄 식품브랜드를 간편가정식뿐만 아니라 반찬, 디저트 등으로 세분화해나가고 있으며, 과자 참기름 커피 등 가공식품으로까지 확대해 성공 신화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피코크 프리미엄 팝콘과 피코크 감자칩 등은 해당 상품군에서 매출 1∼2위를 유지하는 등 브랜드에 의한 구매결정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들도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마트는 이와 같은 상품 실험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해 6월 대형마트 최초로 복합 식문화 리테일 매장인 피코크 키친을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이마트타운에 오픈했다.

피코크 키친은 ‘Grocerant(Grocery+Restaurant)’를 기본 콘셉트로 상품 구매와 식음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이마트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유형의 피코크 키친은 이마트타운에 들어오는 고객들이 가장 처음 마주하는 매장으로, 이마트타운 1층의 주 출입구에 600평(300석) 규모로 만들었다.

피코크 키친에서는 총 16개의 코너를 오리엔탈, 아메리칸, 유러피안 등으로 크게 나누어 한식, 중식, 일식, 양식, 스낵 등 전 세계 입맛에 맞춰 판매하고 있다. 그 결과 이마트타운에 위치한 피코크 키친은 오픈 이후 오픈 첫달 초기 계획의 2배 이상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으며, 9개월 동안 피코크키친의 식음시설을 이용한 누적 구매 고객만 해도 60만 명을 넘어섰다.

줄 서야 먹을 수 있는 피코크 키친 맛집

특히 피코크 키친 내에는 오픈 이후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며 줄을 서지 않으면 맛보기 힘들 정도의 인기 코너도 생겼는데, 베트남 요리사가 직접 베트남 정통 방식으로 조리한 쌀국수를 맛볼 수 있는 ‘프레쉬 포’가 바로 그곳.

프레쉬포는 베트남인 셰프인 찬녹상 씨(35)가 고수 씨, 팔각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48시간 동안 끓인 육수를 정통 베트남식으로 쌀국수 육수로 사용하고 매장 내에 쌀국수 제면소를 만들어 생면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피코크 키친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유통 프레임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한 노력한 결과다. 그도 그러할 것이 피코크 키친은 가장 중심이 되는 중앙 공간을 할애해 데모키친을 만들어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고객과의 소통공간으로 요리 시연 공간을 꾸몄다.

피코츠 키친은 직접 재료를 선택하고, 오픈 키친에서 조리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등 음식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며, 피코크 상품을 포함해 전 세계의 맛있고 다양한 음식에 대해 먹는 경험뿐만 아니라 셰프와 직접 소통하는 다이내믹한 공간으로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다.

피코크 김태억 마케팅담당과장은 “고객들에게 이마트가 차별화된 대형마트로 소구하기 위해서는 오직 이마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단독 상품이 필요한데, 자체 식품 브랜드인 피코크의 적극적인 개발을 통해 경쟁사들과의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피코크는 최우선 가치를 기존의 모든 NB 상품을 뛰어넘는 ‘맛’을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디자인과 제품 콘셉트에서도 차별화된 가치로 상품 우위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곰탕 볶음밥 순대…간편가정식에 잘 맞는 메뉴가 역시 인기 Top!▼


피코크 최고 인기 상품은?


피코크에서는 간편가정식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메뉴들이 인기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새우볶음밥과 한우곰탕. 가정에서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 곰탕은 간편가정식으로 구매했을 경우 데우는 시간 5분 정도면 손쉽게 즐길 수 있으며 1∼2인분으로 포장되어 냉동보관도 간편하기 때문이다.

볶음밥은 강하지 않은 맛에 다른 요리에도 널리 응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새우볶음밥이 인기. 실제 피코크 새우볶음밥에 약간의 소스를 추가하면 많은 과정을 생략하고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식만의 특징인 국과 찌개류로는 외식 메뉴로도 인기인 부대찌개와 육개장이 호응을 받았다.

한편, 아이들 간식으로 좋은 순대 역시 가정에서 직접 조리하기에는 번거로운 간식류로 간편가정식 형태로 출시된 상품을 구매해 손쉽게 즐기고자 하는 고객 니즈에 따라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왼쪽 위부터 피코크 한우곰탕, 피코크 맛있는 순대, 피코크 초마짬뽕, 피코크 새우볶음밥.
왼쪽 위부터 피코크 한우곰탕, 피코크 맛있는 순대, 피코크 초마짬뽕, 피코크 새우볶음밥.

또 유명 맛집과 제휴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초마짬뽕도 관심을 끈다. 짬뽕 맛의 핵심인 강한 불향을 재현하기 위해 두꺼운 웍에서 불향을 입혀 볶아낸 재료를 넣은 육수와 쫄깃하게 삶아낸 면을 냉동 포장했다. 빨간 국물의 초마짬뽕과 하얀국물의 하얀짬뽕 2종이 있는 초마짬뽕의 경우 두가지 상품을 합하면 피코크 간편가정식 중 압도적인 매출 1위 상품이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food&dining#이마트#피코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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