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턱관절 통증 방치땐 우울증 동반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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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 안강병원장
안강 안강병원장
수년 전 의사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자신이 아끼는 시누이가 있는데, 턱관절 때문에 온갖 고생을 다 했지만 특별한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한때 수술을 마음먹었지만 수술을 대기하면서 만났던 한 환자에게서 “턱관절 수술 뒤 자기의 모든 인생은 최악의 고통에 빠지게 되었다”는 하소연을 듣고서 수술을 포기한 것이다.

그 시누이의 턱관절을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보게 됐는데, 턱관절은 분명히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무릎 관절이 닳았다고 모두가 무릎이 아픈 것이 아니듯 사진상에 관절이상이 곧 통증의 원인은 아니다. 턱관절이 망가진 것은 결과일 뿐, 원인이 아니다. 원인은 다른 데 있을 수 있다. 원인을 정확히 알고 접근한다면 턱관절 질환은 결코 치료가 어려운 병이 아니다.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턱관절 질환에 대해 반드시 짚어봐야 할 문제는 크게 3가지다.

첫째, 턱관절 질환은 턱관절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턱관절을 움직이는 근육과 그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의 문제이다.

턱관절의 근육과 관절에는 위치를 잡는 수용체가 있고 이러한 수용체들은 신경과 교류를 통해 턱관절이 움직일 때 서로 아귀가 잘 맞도록 상호 신호를 보낸다. 결국 잘못 입력된 신호와 움직임에 의해 턱관절은 장기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다시 말해서 눈에 보이는 턱관절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에 잘못 입력된 턱관절 움직임을 바로잡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는 근육과 이를 지배하는 신경을 자극해 턱관절의 움직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정상적인 관절 움직임이 되도록 적절한 운동을 시켜야 한다.

둘째, 턱관절의 문제는 턱관절만의 병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뇌가 빨리 피로해지기 때문에 전신성 통증이 쉽게 온다.

우울증, 불안증, 만성피로, 소화 장애 등 극심한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그러므로 턱 하나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전신을 여러 각도에서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턱 하나의 문제에만 집중하면 자칫 매우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므로 턱관절 질환이 오래되어 두통, 이명, 어지러움, 안구통증, 사래가 잘 걸리는 등의 증상과 더불어 목과 등이 함께 아파오는 경우라면 반드시 전신에 대한 평가를 같이 해야 한다. 또한 전신성 통증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턱관절 질환이 같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

셋째, 턱관절은 작고 예민한 관절이다. 그러므로 턱관절 자체에 대한 스테로이드주사나 수술은 반드시 오랜 고민을 한 뒤에 결정해야 한다.

턱관절의 문제가 아닌데 턱관절만 건드리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는 사진의 결과만으로 질병을 평가하는 것보다 환자의 상태를 다각도로 평가하며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턱관절 질환은 턱관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과 통증을 방치하는 경우 심각한 우울증이나 전신성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안강 안강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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