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살이 안 빠지는 고도비만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위밴드 이야기 다이어트에서 가장 어려운 건 넘치는 식욕을 참는 일이다. 특히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체중감량을 위한 식사량 조절은 필수다. 이 때문에 고도비만 환자들은 아무리 먹어도 금세 배고파지는 자신의 커다란 위를 원망하기도 한다. EDITOR 임종현 PHOTOGRAPER 권오경 COOPERATION 예다인외과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비만. 비만은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과도 직결되고 심장병과 대장암의 위험도를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관절염, 골다공증, 난임 등의 위험성 역시 매우 높아지며, 비만환자의 상당수가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실제로 비만환자를 바라보는 현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주변의 눈초리나 따돌림은 물론 취업에서 불이익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현대인에게 다이어트는 평생을 안고 가야 하는 숙제가 되었다. 주변에는 쉽게 살을 빼준다는 식품과 운동요법, 시술들이 넘쳐나지만, 막상 다이어트는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일시적으로 체중감량을 해도 계속되는 요요현상으로 좌절감에 빠진 고도비만환자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위밴드 수술에 대한 궁금증,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해결 비만을 측정하는 기준은 몇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본다. 예를 들어, 여자 기준으로 키가 160cm에 53kg이면 정상 체중으로 볼 수 있는데, 80kg 이상이면 고도비만을 의심할 수 있다. 고도비만의 경우, 자신의 의지만으로 비만을 탈출하기란 쉽지 않다. 체력의 한계와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여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기 어렵고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폭식을 이겨내기 역시 쉽지 않다. 한번 빠져들면 탈출하기 힘든 고도비만. ‘사회적 질병’으로 간주할 만큼 그 심각성이 커지는 고도비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먹는 양을 줄여야 한다. 이에 꾸준히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는 치료법이 위밴드 수술이다. 특히, 작년 故 신해철 씨 사망사고를 두고 위밴드 수술에 대한 루머가 퍼지면서, 본 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故 신해철 씨 사건은 위밴드 수술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위밴드 수술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과 의혹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와 함께, 위밴드수술을 이미 받았거나 고려 중인 이들을 위한 커뮤니티 카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위밴드수술의 국내 권위자로 불리는 예다인외과 권수인 원장이 운영하는 위밴드 수술 카페(http://cafe.daum.net/lapbariatric)에는 현재 5,700여 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고, 위밴드에 대한 질문만 1만2,000여 개에 이른다. 이 카페의 특별한 점이라면, 실제 위밴드 수술을 받은 이들의 가감 없는 솔직한 후기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술을 받은 지 4~5년이 지난 이들도 카페 회원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며, 자신의 생활상을 공개하고 있다. 최근 올라온 후기 중에는 위밴드 수술 후 1년 만에 50kg을 감량한 여성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이 여성은 170cm의 키에 110kg의 몸무게를 지닌 고도비만환자였으나 현재는 60kg의 건강하고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예다인외과는 위밴드 수술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1천여 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위밴드 수술을 통한 새로운 삶을 선사해왔습니다. 아무래도 인체 내부에 이물질을 넣는 수술이다 보니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위밴드 수술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과 함께 환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2003년 4월에 최초로 카페를 개설하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회원과 원활한 소통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고도비만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이들의 입장에서 수술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고도비만 환자들을 위한 위밴드 수술 고도비만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마른 몸을 미의 상징처럼 여기는 사회 풍조도 문제다. 최근 날씬한 몸매가 미의 기준이 되면서 정상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연예인 몸매를 갈망하며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 중의 일부는 거식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부작용이 우려되는 식욕억제제까지 복용하며 위험천만한 다이어트를 이어가고 있다. “비만이 아닌 분들이 더 날씬해지기 위해 위밴드 수술 문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밴드 수술은 고도비만인 분들을 위한 수술입니다. 그리고 고도비만인 분들도 무조건 수술을 결심하기 전에 일단 운동이나 식이요법 같은 노력을 충분히 해보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노력해도 살이 빠지지 않고, 일시적으로 빠졌다가도 계속 요요가 찾아온다면 위밴드 수술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예다인외과의 권수인 원장의 말에 따르면, 고도비만환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술법으로는 위절제 수술, 위우회 수술, 위밴드 수술 등이 있고, 그중 위밴드 수술이 가장 안전한 수술로 분류된다. 또한, 위밴드 수술은 수술과정도 간단한 편이며 부작용의 우려 역시 적다. 위밴드 수술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수술환자의 약 3% 정도에서 발생하는 밴드미끄러짐을 꼽을 수 있는데, 이는 밴드를 제거하거나 제 위치로 옮기는 수술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
위밴드 수술, 수술 이후의 사후 관리가 더 중요 위밴드 수술은 위의 상단 부분에 밴드를 묶어 위의 용적을 줄이는 수술법이다. 마취 후 개복 없이 복강경을 통해 수술하므로 복부에는 보통 0.5cm 정도의 작은 흉터 3개만 남는다. 수술시간은 30~40분 정도로 짧으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일상생활에도 무리가 없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수술 부위의 흔적이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사라지며, 과격한 운동도 가능해질 정도로 신체기능이 정상화된다. 그렇다고, 위밴드 수술을 너무 가벼이 여겨서도 안 된다. 위밴드 수술은 말 그대로 위를 밴드로 묶는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는 수술인 만큼, 밴드가 위벽을 파고들거나 이탈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시술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수술받아야 한다. “체중관리는 평생 하는 것입니다. 식이요법이든 운동이든 엄청난 노력을 해서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체중을 유지하려면 계속적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위밴드 수술 후엔 확실히 포만감이 일찍 찾아오고 섭취량이 줄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에 만족하여 고칼로리 음식을 즐겨 먹는다면, 원하는 만큼 체중감량을 할 수 없겠지요.”
위밴드 수술을 통해 만족할만한 체중감량을 이루려면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위밴드 수술 이후엔 매년 2~3번 정도 병원을 찾아와 관리를 받게 된다. 이때 환자의 식사량과 체중, 생활습관 등을 확인하여 밴드를 조절하는 간단한 시술이 이뤄진다. 이 시술은 밴드와 연결된 줄에 주사기를 이용해 식염수를 넣거나 빼서 밴드의 조임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위밴드는 체중관리의 시작점일 뿐입니다. 위밴드 수술만큼 중요한 것이 체계적인 사후관리 시스템이지요. 그래서 위밴드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병원과의 접근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고려요소입니다. 위밴드 수술을 행하는 의사는 한 번의 수술을 통해 환자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죠. 환자와 평생을 함께하는 주치의라는 마음가짐으로 환자를 대하고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과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수술, 올바른 이해 다져야 국내에 위밴드 수술이 도입된 것은 2004년이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성 있는 수술법이다. 그동안 위밴드 수술도 많은 발전을 이뤄 밴드의 재질과 수술법도 진화되었다. 앞서 위밴드수술을 시행한 선진국에서는 위밴드 수술을 받은 환자들끼리의 모임과 커뮤니티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위밴드 수술은 수술 이후에도 일 년에 2~3번씩 밴드를 조절하는 관리를 받아야 하기에 환자에게 있어 지속적인 정보교류와 소통은 필수이다. 그래서 예다인외과에서는 정기적으로 위밴드 수술을 받은 이들을 초대해 친목모임을 가지고 있다. “모임에 매번 빠지지 않고 참석하시는 분들이 상당수에요. 자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는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만큼 큰 위안과 희망은 없겠지요. 간단한 다과를 먹으며 서로의 식습관과 사후관리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물론 저도 동참해서 질문을 주고받고 참석한 분들의 건강상태 등을 체크하지요. 그러다 보니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가 싹트고 수술결과나 향후 관리도 매우 만족스럽게 이어질 수 있어요. 제 환자분들 중에는 저에게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위밴드 수술이 사회적인 논쟁으로 떠오른 만큼 이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와 함께 중요한 것이 환자 본인의 현재 상태와 비만의 개선 여부를 다각도에서 검토하는 것이다. 권수인 원장은 위밴드 수술에 대해 잘못된 루머가 퍼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위밴드 수술이 불필요한 사람들에게까지 수술을 권유하는 상업적인 세태를 끝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도비만인 환자분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상태에 대해 자괴심을 갖거나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들이 고도비만 환자들을 게으르거나 의지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죠. 마른 사람에게도 당뇨나 심장병 등 여러 질병이 오듯이, 고도비만도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닌 하나의 질병으로 봐야 합니다. 그리고 고도비만 환자들은 한 번의 수술로 인생을 바꾸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당뇨병 환자들이 꾸준히 혈당을 조절하듯이 꾸준히 체중을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위밴드 수술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럴 때 위밴드 수술은 꼭 필요한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소중한 치료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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