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을지로 우래옥에서 오찬 회동 후 나서고 있다. 2026.6.7. 뉴스1
“저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또 여러분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이 러브 유’가 아니라 ‘아이 오 유(I Owe You)’ 카드를 드립니다.”
5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7일에도 숨 가쁘게 주요 기업 수장들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서울 중구 냉면집 ‘우래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의‘깜짝’ 점심 회동을 시작으로, 오후 1시 반에는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의 한 PC방을 찾았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인플루언서 초청 행사(랜파티)에 등장한 것. “빚을 지고 있다”는 말로 오늘의 엔비디아를 키운 한국 게임 업계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황 CEO는 직접 추첨에 나서 최신 그래픽카드 ‘RTX 5090’과 올가을 출시 예정인 인공지능(AI) PC ‘RTX 스파크’ 노트북 교환권을 증정했다. 그 후엔 곧장 인근의 또 다른 PC방에서 김택진 엔씨 대표를 만나고, 신작 ‘아이온2’ 라이브 방송에 깜짝 출연해 게이머들과 소통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털 PC방에서 열린 엔씨소프트 다중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 ‘아이온2’ 서프라이즈 라이브 행사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와 함께 유저들을 만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7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CEO가 7일 서울 강남구 옵티멈존 PC카페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6.7 .뉴스1황 CEO가 이렇듯 이날 일정의 상당 부분을 게임업계에 할애한 것은 20여 년간 인연을 맺어온 ‘K게임’을 차세대 AI 패권 경쟁의 전초기지로 끌어안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AI 시대, 게임은 현실과 같은 법칙이 작동하는 3차원 가상공간을 빚는 ‘디지털 트윈’ 기술의 집약체로 주목받고 있다. 로봇이 현실에서 겪을 시행착오를 미리 경험시키고, 이를 보완할 환경을 게임사들은 이미 갖춘 셈이다. 가상 세계 구현에 능한 한국 게임사가 차세대 로봇 훈련의 최적 파트너로 떠오른 이유다. 크래프톤은 올해 초 미국에 피지컬 AI 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세우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 NC AI를 앞세운 엔씨 역시 현대로템과 국방 연구개발(R&D)에 나서고, 포스코DX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공동 개발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
황 CEO의 이번 방문은 최신 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양산, 새로운 윈도용 슈퍼칩 ‘RTX 스파크’와 그를 탑재한 AI 노트북 출시와도 맞물려 있다. 수백만 명이 동시 접속해 복잡한 그래픽 연산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한국 게임 생태계는 이들 하드웨어의 효율성을 검증할 최적의 시험대로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2026.6.7.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 시타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2026.6.7게임업계 일정을 마친 황 CEO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전 마운드에도 올랐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1993년)를 뜻하는 등번호 ‘93번’을 달고 시구에 나섰으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1896년)를 상징하는 ‘96번’ 유니폼을 입고 시타로 화답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2026.6.7.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치맥회동을 하고있다. 2026.06.07. 서울=뉴시스야구 경기 관람을 마친 뒤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이틀 만에 다시 만났다. 황 CEO가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이른바 ‘깐부 회동’을 했던 강남구 삼성동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다시 만난 것.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등도 자리에 함께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을 향해 “우리는 AI 시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며 “당장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훨씬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와 최 회장은 8일 오전에도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치맥회동 도중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6.07. 서울=뉴시스한편 황 CEO는 8일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과의 만남도 예고했다. 이재용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자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면서 “전 부회장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