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유리·운동화까지 AI 타고 폭등…‘엔비디아 다음’ 찾는 돈 몰렸다

  • 뉴시스(신문)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에 광섬유·발전기·냉각장비 업체 주가 급등
운동화 업체도 AI 이름 붙이자 하루 582% 폭등…거품 경계론도 커져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반도체 기업을 넘어 유리회사, 굴착기 제조사, 일본 변기 업체 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다음 수혜주’를 찾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소재·장비·전력·냉각 기업으로 몰려가면서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AI 인프라 확대에 필요한 핵심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증시의 새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AI가 기대만큼 큰 이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지만, 투자자들은 “AI가 계속 돌아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175년 역사의 미국 유리 제조업체 코닝이다. 코닝 주가는 엔비디아가 광섬유 생산 확대를 위해 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뒤 12% 급등했다. 코닝은 과거 토머스 에디슨의 전구를 만들었던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코닝의 광섬유 케이블은 AI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떠올랐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면서 초고속 연결망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코닝은 앞서 메타와도 최대 60억 달러 규모의 다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도 AI 랠리의 수혜주가 됐다. 노란색 굴착기와 불도저로 유명한 이 회사는 최근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대형 발전 장비 수요 덕분에 매출과 이익이 늘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면서 발전기와 엔진 수요가 함께 커진 것이다.

캐터필러는 2030년까지 터빈 엔진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인디애나주 라피엣 공장에는 7억2500만 달러를 투입해 발전기용 엔진 생산을 확대한다. 한 투자자는 캐터필러를 두고 “AI 붐의 곡괭이와 삽을 파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변기 제조업체 토토도 뜻밖의 AI 수혜주로 꼽힌다. 비데 ‘워시렛’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반도체 부품에 쓰이는 첨단 세라믹도 만든다. 토토는 최근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정전척 매출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토토 주가는 5월에만 22% 뛰었고, 올해 들어 상승률은 50%를 넘었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은 토토를 “가장 저평가되고 간과된 AI 메모리 수혜주”라고 평가하며 세라믹 사업 확대를 요구해왔다.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병목은 전력과 냉각이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쓰고, 동시에 엄청난 열을 발생시킨다. 전력·냉각 시스템을 공급하는 버티브 주가는 최근 3년 동안 2000% 넘게 뛰었다. 델타전자 등 아시아 관련 기업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 퀀텀스케이프도 AI 데이터센터를 새 시장으로 겨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력 소모가 큰 AI 데이터센터와 방위산업을 신규 수요처로 제시한 뒤 4월 주가가 14% 넘게 올랐다.

다만 AI 이름만 붙여도 주가가 폭등하는 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부진을 겪던 운동화 업체 올버즈는 지난 4월 사명을 뉴버드AI로 바꾼 뒤 하루 만에 주가가 582% 치솟았다. 과거 노래방 관련 사업을 하던 알고리즘홀딩스도 AI 물류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발표 뒤 주가가 222% 급등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흐름이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떠올리게 한다고 본다. 당시에도 기업들이 인터넷 사업과 관련이 있다고만 밝혀도 주가가 급등했다. AI 인프라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기업과, 단순히 AI 열풍에 올라탄 기업을 가려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WSJ은 랠리의 범위가 유리, 변기, 굴착기, 운동화 업체까지 넓어지면서 시장의 질문도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AI가 돈을 벌 것인가”뿐 아니라 “누가 AI 붐을 이용해 이름값만 올리고 있는가”를 따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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