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선천성 폐 기형으로 폐가 2배 부푼 신생아 한결이(남)를 에크모 보조하에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달 이병섭 신생아과 교수가 퇴원을 앞둔 한결이를 진료하는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
선천성 폐 기형으로 호흡이 어려워 생존 가능성이 낮았던 신생아가 의료진의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신생아과 이병섭 교수팀이 출생 직후 폐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중증 폐 기형이 있는 송한결 아기(남)를 에크모(인공심폐보조장치) 보조하에 폐종괴 제거술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결이는 임신 22주 정밀 초음파에서 폐 이상이 처음 확인됐다. 이후 검사에서 왼쪽 폐 대부분이 종괴(덩이)로 차 있어 정상 기능이 거의 없고 오른쪽 폐도 정상의 약 4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2026년 1월 14일 출생한 한결이는 태어나자마자 중증 호흡부전에 빠졌다. 왼쪽 폐종괴가 정상 폐보다 2배가량 부풀어 심장과 오른쪽 폐를 압박했고 기흉과 폐고혈압까지 동반돼 산소포화도가 유지되지 않았다.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진 한결이는 호흡 보조 치료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생후 2일 만인 1월 16일 ‘최후의 치료’로 불리는 에크모 치료를 시작했다. 에크모는 혈액을 체외로 순환시켜 산소를 공급하는 치료로 성인에게는 비교적 널리 쓰이지만 신생아는 도관 삽입과 출혈 위험 등으로 적용이 쉽지 않다.
당시 부모는 치료 중단까지 고민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지만 의료진의 설득으로 치료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이후 의료진은 한결이 생후 13일째인 1월 27일 폐종괴 제거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과정도 쉽지 않았다. 체중 4㎏이 채 되지 않는 신생아에 에크모 장치와 인공호흡기가 연결된 상태여서 수술실 이동에만 10명 이상의 의료진이 동원됐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최세훈 교수는 개흉술을 통해 왼쪽 폐 상엽에 연결된 종괴를 제거했다.
한결이는 ‘선천성 기관지 무형성증에 동반된 림프관 정맥 기형’으로 최종 진단됐다. 1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으로 폐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딱딱하게 변형돼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수술 후에도 고비는 이어졌다. 에크모 제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폐고혈압이 다시 악화됐지만 의료진은 심장초음파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 용량을 조절하고 흡입 일산화질소 치료와 고빈도 환기 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한결이는 점차 회복돼 수술 한 달 만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퇴원 전 검사에서는 오른쪽 폐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고 손상됐던 왼쪽 폐도 3분의 2 이상 기능을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결이는 지난 3월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한결이 어머니는 “포기하려던 순간에도 아이를 살릴 수 있다고 믿고 치료해준 의료진 덕분에 아이가 제 곁에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병섭 교수는 “이번 성공 사례는 신생아과를 비롯해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심장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가 협력해 치료한 결과”라며 “한결이의 남은 폐가 더 성장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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