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옥수수 섬유로 천연항균 생리대 개발[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 동아일보

두번째봄여성의원 ‘라노베’
산부인과 의사가 5년 넘게 연구
민감성 피부에도 안심하고 사용

산부인과 전문의로는 국내 최초로 항균 신소재를 활용한 생리대를 개발한 정선화 두번째봄여성의원 원장. 정 원장이 개발한 생리대(라노베·LANOVE)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산부인과 전문의로는 국내 최초로 항균 신소재를 활용한 생리대를 개발한 정선화 두번째봄여성의원 원장. 정 원장이 개발한 생리대(라노베·LANOVE)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여성이라면 생리 기간마다 찾아오는 피부 문제나 불쾌한 냄새, 가려움증으로 고생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건강에 좋다고 믿고 선택한 생리대도 소재와 사용 습관에 따라 피부 자극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선화 두번째봄여성의원 원장은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국내 최초로 항균 신소재를 활용한 생리대를 개발했다. 정 원장을 만나 생리대에 관한 오해와 진실과 함께 개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질염 등 여성 질환이 늘어나는 추세다. 생리대와도 관련 있나.


“위생 관념이 높아지면서 요즘은 브라질리언 왁싱이나 제모를 하는 여성이 부쩍 늘었다. 청결을 위해 왁싱까지 했는데 왜 외음부염에 더 자주 걸릴까. 이는 외부 마찰로부터 피부를 지켜주던 체모가 사라지면서 피부가 더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팬티라이너를 매일 사용하는 습관 역시 질 내 환경을 습하게 만들어 질염 발생을 높인다. 결국 생리대와 라이너의 부적절한 사용이 여성 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흔히 ‘순면 생리대’가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데 사실인가.

“면은 수분을 흡수하고 머금는 성질(흡습성)이 매우 강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수분을 오래 유지하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다. 땀 냄새를 유발하는 방취균 등은 면섬유에서 잘 떨어지지 않고 건조 후에도 끈질기게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면은 무조건 안전하다’고 믿기보다는 얼마나 위생적으로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비싼 생리대일수록 더 좋을까.

“가격에는 원재료비, 인건비, 개발비 등이 포함되므로 비싼 제품이 질이 좋을 확률은 높다. 그러나 가격과 질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화학 흡수체(SAP)를 뺐다는 이유로 비싸게 파는 제품이 있는데 오히려 생리혈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피부를 계속 축축하게 만들고 기능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생리대를 고를 땐 가격보다는 피부에 직접 닿는 윗면(Top Pad)의 소재, 흡수력, 샘 방지 기능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산부인과 의사가 직접 생리대 개발에 뛰어든 계기는….


“7년 전 진료했던 쉼터 아이들 때문이다. 소외된 환경에서 방치된 아이들은 생리대 사용법이나 교체 시기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기증도 해 봤지만 한계가 느껴졌다. 진료실에서 매일 마주하는 환자들의 고충을 덜어주고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직접 제조 업체를 찾아다니며 개발을 시작했다.”

―정 원장이 개발한 생리대는 기존 제품과 무엇이 다른가.

“피부가 닿는 윗면에 곰팡이와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항균 효과가 뛰어난 ‘대나무 섬유’를 주재료로 썼다. 대나무 섬유는 천연 항균 성분이 있어 프리미엄 타월 등에 쓰이지만 단독으로 쓰면 다소 거친 느낌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항균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촉감이 부드러운 ‘옥수수 섬유’를 배합해 민감한 피부도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국내 최초 기술인 만큼 개발에 공을 들였을 것 같은데….

“에코서트(Ecocert) 등 세계적인 안전성 인증을 획득하고 기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배합률을 가진 원사를 찾아 개발하는 데만 약 5년이 걸렸다. 특히 국내 공인 기관을 통해 높은 항균력을 공식적으로 검증받는 과정에 공을 많이 들였다. 개발 기간은 길었지만 그만큼 품질 면에서 확신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생리 기간에 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일상의 팁을 준다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자주 교체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패드도 오래 착용하면 세균의 온상이 된다. 생리양이 많을 시기에는 2∼3시간마다 교체하길 권한다. 씻을 때는 외음부 겉만 씻고 잘 말려야 한다. 간혹 질 내부까지 씻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질 내 산성도(pH)를 깨뜨려 오히려 질염을 유발한다. 카페인보다는 따뜻한 차를 마시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원활한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본인의 피부 유형에 맞는 패드를 선택하는 것이 건강한 생리 기간의 시작이다.”
#헬스동아#건강#의학#천연항균 생리대#라노베#대나무 섬유#에코서트(Ecoc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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