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힘줄 손상에 수술 대신 ‘콜라겐 주사’로 치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2일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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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병원 어깨 클리닉 최경원 원장이 어깨 힘줄 손상 환자에 콜라겐 주사를 시술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힘찬병원 어깨 클리닉 최경원 원장이 어깨 힘줄 손상 환자에 콜라겐 주사를 시술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최근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 파열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스포츠 인구 증가를 원인으로 꼽는다. 어깨 통증 환자 10명 중 7명, 60대 이상의 절반가량이 회전근개 파열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어깨 질환자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을 보면, 질환자는 2018년 226만 명에서 2022년 242만 명으로 약 7%가량 늘었다. 어깨 질환 환자의 연령대별 진료 인원 구성비는 60대가 27.8%, 50대가 27.2%, 40대가 14.9%로 40대 이상이 전체 어깨 질환 환자의 70%를 차지했다. 주로 40대 이후부터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면서 어깨 주위의 근육이나 힘줄이 약해진 데다 골프, 테니스, 수영 등 어깨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힘찬병원 어깨 클리닉 최경원 원장.
힘찬병원 어깨 클리닉 최경원 원장.
힘찬병원 어깨 클리닉 유순용 원장.
힘찬병원 어깨 클리닉 유순용 원장.


어깨 파열 방치하면 치료 어려워질 수 있어

대표적인 퇴행성 어깨 질환으로 회전근개 파열, 즉 어깨 힘줄 파열이 있다. 어깨는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운동 범위가 넓은 만큼 불안정성이 크고 퇴행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팔과 어깨의 통증이 발생하고 움직임이 제한된다. 회전근개에는 견갑하근,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이라는 4개 근육과 힘줄이 있다. 어깨 관절의 안정화에 매우 중요한 구조물이다. 이 중 하나 이상이 파열되면 팔과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고 움직임에 제한받는다. 회전근개의 파열 정도에 따라 힘줄에 완전히 구멍이 뚫린 상태를 전층 파열, 일부만 찢어진 상태를 부분 파열이라고 한다.

가벼운 부분 파열은 보존적인 치료를 한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진통 조절과 소염 치료를 한다. 부분 파열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층 파열로 진행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파열의 진행 여부를 지속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분 파열의 범위가 힘줄 두께의 50% 이상을 넘으면 전층 파열로 넘어갈 위험이 크다. 따라서 이때는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파열의 크기가 작을 때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수술로 봉합을 해주는 것이 좋다. 파열의 크기가 점차 커지면 수술 후에도 재파열 가능성이 크고 어깨 근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일정 부분 이상의 파열을 치료하지 않으면 1년에 4~6mm 정도로 파열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통해 힘줄의 파열 정도나 위치를 고려해 꿰매는 봉합술로 진행한다. 하지만 수술 시기를 놓쳐 완전히 끊어져 힘줄을 원상태로 복귀하기 어려우면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

● 회전근개 부분 파열 ‘콜라겐 주사’ 치료

힘찬병원 어깨 클리닉 유순용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회전근개 파열 환자는 늘고 있지만 약물로는 통증을 다스리기 힘들고 수술하기엔 이른 ‘중간 단계’는 그간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다”라며 “진통제로 버티다 한계에 다다르면 끝내 수술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이런 중간 단계의 파열에 보존적인 치료법으로 ‘콜라겐 주사’가 주목받고 있다. 콜라겐 주사는 아텔로콜라겐을 병변 부위에 주입해 손상된 조직의 재생 효과를 높이는 치료법이다. 아텔로콜라겐은 힘줄과 인대의 구성 성분으로 인체에 사용해도 해가 없게 만든 콜라겐이다. 성형외과 등에서 오랜 기간 사용해오고 있으며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안전하고 부작용 위험이 낮다. 일반 콜라겐에 비해 세포재생 효과가 뛰어나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촉진한다.

가톨릭 의과대학 연구팀은 2020년, 미국 스포츠 의학저널을 통해 세계 처음으로 ‘아텔로콜라겐’을 이용한 회전근개 파열의 비수술적 치료법을 소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회전근개 부분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아텔로콜라겐 주사 치료 후 6개월 지나 시행한 자기공명영상법(MRI) 검사에서 아텔로콜라겐을 1㎖ 주사한 환자군의 36.7%에서 회전근개 부분파열 부위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 년간 조사한 통증 점수와 어깨 기능점수 등에서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힘찬병원 관절 의학연구소에서도 콜라겐 주사 치료를 받은 3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어깨 힘줄 손상 환자에 콜라겐 주사 치료를 한 결과. 시술 후 통증 32% 개선, 기능 37% 개선됐다.
어깨 힘줄 손상 환자에 콜라겐 주사 치료를 한 결과. 시술 후 통증 32% 개선, 기능 37% 개선됐다.
힘찬병원은 콜라겐 시술 전·후 평균 3.2주 후의 결과를 UCLA Shoulder Score를 토대로 비교했다. UCLA Shoulder Score는 통증의 정도, 기능, 만족도, 전방 굴곡, 전방 굴곡의 강도(근력) 등 5개 세부 항목을 조사해 시술 전·후를 비교하는 검사법이다. 성공적인 어깨 수술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시술 전·후의 점수를 비교한 결과, 5개 항목 총점이 시술 전 19.9점에서 시술 평균 3.2주 후 30.1점으로 약 51%가량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UCLA Shoulder Score의 총점이 29점 이상이면 좋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항목별로 시술 전·후의 점수를 비교해보면 통증의 정도는 5.9점에서 7.8점(32% 개선), 기능은 6.0점에서 8.2점(37% 개선), 만족도는 0점에서 4.9점(98% 만족), 전방 굴곡은 3.8점에서 4.5점(18% 개선), 전방 굴곡 근력은 4.1점에서 4.7점(15% 개선)으로 나타나 어깨 통증, 기능, 환자의 만족도, 어깨의 가동범위, 근력 등 모든 항목에서 좋아진 결과를 보였다. 특히 환자의 98%가 콜라겐 주사 치료 후 만족한다고 답했다.

힘찬병원 어깨 클리닉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콜라겐 주사를 이용해 파열 부위의 조직을 재생하고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치료법”이라며 “특히 힘찬병원은 고농도의 콜라겐을 사용해 치료 효과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은 치료의 적기가 중요하다”라며 “어깨는 항상 움직이는 부위기 때문에 일단 파열이 되면 ‘진행형’으로 전층 파열의 위험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기에 콜라겐 주사치료를 시행한다면 수술에 이르지 않고 통증 완화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라겐 주사 치료 후에는 한 달간 시술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운동이나 물건을 들어 올리는 동작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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