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경영 복귀… 아들과 함께 4개사 공동의장 “더 강력해져 돌아온다”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3월 3일 14시 56분


셀트리온그룹 4개 계열사 이사회 의결
사내이사·공동의장 후보 추천… 주총서 확정
셀트리온 3사 합병·파이프라인·美 공략 등 챙길 듯
“추진력·리더십 기대… 성장 발판 마련 기여할 것”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셀트리온 창업주인 서정진 명예회장이 2년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선다.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서 의장 역할을 맡으면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 합병과 주요 제품 출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등 그룹 주요 사안 전반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서 명예회장 집무실은 2년 전 은퇴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됐다고 한다. 특히 셀트리온 상장 3사와 셀트리온홀딩스 등 4개 회사 이사회 의장에 이름을 올려 장남 서진석 의장(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차남 서준석 의장(셀트리온헬스케어) 등과 공동으로 의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그룹 이사회에서 서정진 명예회장 일가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셀트리온그룹은 3일 각 계열사별 이사회를 개최해 서정진 명예회장을 2년 임기로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셀트리온홀딩스를 비롯해 그룹 내 상장 3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이 모두 서정진 명예회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오는 28일 열리는 회사별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서 명예회장 선임 안건이 큰 반대없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에 따르면 이번 서 명예회장 경영 복귀는 현 경영진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위기 극복과 미래 전략 재정비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한다는 취지다. 서 명예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소방수’ 역할로 다시 현직 복귀를 약속한 바 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올해가 셀트리온그룹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중요한 기점이기 때문에 서 명예회장 경영 복귀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셀트리온그룹은 현재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 명예회장 복귀로 미국 시장 유통망을 가다듬고 필요한 핵심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제품의 경우 유럽에 먼저 출시된 베그젤마(CT-P16)와 유플라이마(CT-P17)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미국 승인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미국 현지 직판 체계도 본격적으로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전략 제품 램시마SC가 작년 12월 미국 식품의약품(FDA) 품목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말 승인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서 명예회장 특유의 추진력과 리더십이 미국 성장 발판을 확보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셀트리온은 올해 항체기반 신약 파이프라인 및 신규 제형 확보를 통해 신약 개발 회사 면모를 갖춰 나가는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여기서도 바이오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뚝심으로 밀어붙인 서 명예회장의 비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한다.

셀트리온은 최근 신규 항체치료제와 ADC 항암제,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경구형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과 개방형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는 등 제품 개발 플랫폼 및 파이프라인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상반기 중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준공을 추진 중이다. 신약 연구개발 역량에 집중하면서 파이프라인 확장을 위한 신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최근 암젠과 화이자 등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업 성공 경험이 풍부한 토마스 누스비켈을 미국법인 최고사업책임자(COO)로 선임했다. 글로벌제약사 출신 임원급 현지 인력을 대거 영입해 현지 법인 규모를 50여명 수준으로 확충하는 등 미국 내 직판체제 구축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검토 중인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 합병 과정에서도 서 명예회장이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경제위기뿐 아니라 전략제품 승인과 출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 속에서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결정이 필요해 이번 이사회에서 일시 경영 복귀를 적극 추진했다”며 “서 명예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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