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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참을 수 없는 ‘벼락두통’은 적신호… 곧장 병원 가야

입력 2022-08-06 03:00업데이트 2022-08-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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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팁]심각한 두통 구별법
만성두통은 질병 연관 적은 일차두통… 최근 석 달 증세 심한 이차두통이 위험
스트레스 등 주관적 원인이 대부분… 머리-목 편안하게 하면 통증 줄어들어
배변-자세 바꿀 때 생기면 위험신호… 50대 이후 심해질 때도 병원 찾아야
주민경 서울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종양, 뇌출혈 등 중증 질환이 의심되는 ‘이차 두통’이 나타날 경우 즉각 병원에 갈 것을 권했다. 주 교수는 최근 3개월 사이에 심해진 두통이라면 이차 두통을 의심하라고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두통은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다.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매년 1회 이상 두통을 경험한다. 증세도 다양하다. 묵직하게 아프기도 하고, 콕콕 쪼는 느낌이 들기도 하며, 강하게 조여 오기도 한다. 매일 두세 번씩, 한두 달 동안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두통도 있다.

두통이 생기면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일까. 주민경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이 나타나는 상황, 부위 등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이를테면 수년 동안 지속된 두통은 의외로 심각한 질병과의 연관성이 적다. 오히려 최근 3개월 사이에 심해진 두통이 위험할 수 있다. 주 교수는 “이른바 ‘심각한 두통’은 빨리 파악해서 병원에 가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물론 일반인이 이런 두통을 정확하게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 메슥거린다면 편두통 의심
두통은 특정 질병과의 인과 관계를 찾기 힘든 일차(원발성) 두통과, 특정 질병이 원인이 돼 나타나는 이차 두통으로 크게 나뉜다. 이차 두통이 위험하다. 뇌종양, 뇌출혈, 경막하출혈 등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중증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서다.

주 교수에 따르면 병원을 찾은 두통 환자의 90% 이상은 일차 두통에 해당한다. 일차 두통 중에서는 전체 인구의 30∼50%에서 나타나는 긴장형 두통이 가장 흔하다. 조이는 듯한 통증, 머리가 묵직한 느낌이 주로 나타나는 증세다. 뒷목까지 뻐근할 수도 있다. 피로,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가 원인으로 여겨진다.

그 다음으로 많이 나타나는 것이 편두통이다. 인구의 5∼10%가 편두통을 앓고 있다. 한쪽 머리만 아프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양측 머리 모두가 아픈 경우가 40∼50%에 이른다.

편두통 증세는 긴장형 두통보다 심하다. 단순히 머리만 아픈 게 아니라 메슥거림, 울렁거림, 어지럼증, 구토 등의 증세를 동반할 때가 더 많다. 이런 동반 증세 때문에 결근하거나 업무 능률이 떨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자동차에서 휴대전화를 볼 때 이런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군집성(군발) 두통은 관자놀이 부위에서 1, 2시간 동안 극심한 통증이 지속된다. 동시에 눈물, 콧물, 충혈 등이 동반된다. 일단 아프면 한 달 이상 증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바늘로 콕콕 찌르는 느낌의 두통은 찌름 두통이라고 한다.
○몸을 편안하게 하는 게 최고의 해법
만성 두통의 경우 심하면 우울증을 동반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 경우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일차 두통은 병원으로 당장 달려가지 않아도 된다.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비슷한 두통이 지속됐다면 일차 두통으로 여긴다. 증세가 심하지 않다면 대체로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두통은 약화되거나 사라진다. 또한 즉각적 대처만으로도 증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 두통이 나타나는 쪽의 관자놀이 부근이나 두피 부위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주면 된다. 또는 통증이 있는 부위를 냉찜질하는 것도 좋다.

두통은 주관적인 질병 중 하나다.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자극을 줄여야 한다. 주로 냄새와 소리, 빛이 그런 자극이다. 두통이 나타나면 이런 자극을 피하고 머리와 목을 편안하게 한 뒤 휴식을 취하면 증세가 훨씬 줄어든다. 두통을 미리 막는 것도 가능하다. 주 교수는 “스트레스 상황을 가급적 피하고 충분히 잠을 자며 제때 식사를 하고 체중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란 뜻이다.
○‘벼락두통’은 곧바로 병원 가야

주 교수에 따르면 전체 두통 환자에서 이차 두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응급실에 온 두통 환자로 범위를 좁히면 42%가 이차 두통이다. 이차 두통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신호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표적인 이차 두통은 ‘벼락두통’이다. 1분 이내에 갑자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통증이 생기는 두통을 말한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다거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두통도 이에 해당한다. 이런 사람의 20∼40%에서 실제로 뇌출혈이나 뇌종양 등 심각한 질병이 발견된다. 이런 증세가 나타났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벼락두통 외에도 신경을 써야 할 두통은 더 있다. 주 교수는 △새벽과 아침에 심해지는 두통 △자세를 바꿀 때 생기는 두통 △배변할 때 생기는 두통 △기침할 때 생기는 두통 △자다가 깨게 되는 심한 두통의 경우 횟수와 상관없이 일단 나타나면 의사를 만날 것을 권했다. 뇌압 상승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두통일 수도 있다.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라도 병원에 가야 한다.

최근에 두통이 극심해졌을 때도 중증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50대 초반 여성 강선이(가명) 씨가 그런 사례다. 강 씨는 원래 편두통이 있었다. 그러다가 몇 개월 전부터 머리 양측이 더 묵직해졌고, 말도 어눌해졌으며, 더 우울해졌다. 강 씨는 편두통이 좀 심해졌을 거라 생각해 병원에 가지 않았다. 증세가 더 악화되자 병원을 찾았는데, 뇌종양 판정이 나왔다. 현재 강 씨는 암 치료를 받고 있다. 주 교수는 “강 씨가 이차 두통이라 의심하고 즉각 병원을 찾았으면 암 덩어리가 훨씬 더 작은 상태에서 발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50대 이후에 심해진 두통 △성관계 때 나타나는 두통 △임신 출산 도중에 나타난 두통 등도 중증 질환과의 연관성이 있다. 이 경우에도 바로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는 게 좋다.

적정량만 먹으면 효과 좋고 안전… 방치땐 통증 악순환, 과잉 복용땐 효과 반감

두통약 복용법은

두통약을 먹으면 증세가 조금은 나아질 때가 있다. 그렇다면 두통약은 언제든 먹어도 괜찮을까. 정반대로 두통약을 먹으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고 염려하는 이들도 많다. 어느 쪽이 정답일까. 주민경 교수는 “적정량을 복용하면 효과도 좋고, 가장 안전하다”고 했다.

주 교수 또한 편두통을 어렸을 때부터 겪고 있다. 대학생이 된 후로 지금까지 두통약을 먹고 있다. 보통 한 달에 3, 4회 정도 편두통이 심하게 나타날 때면 두 종류의 약을 혼합해 먹는다. 주 교수는 “머리가 아파서 데굴데굴 구를 필요가 없다. 증세의 진행을 빨리 막기 위해 약을 먹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제때 약을 먹지 않으면 통증은 방치된다. 그러면 뇌가 통증에 더 민감한 상태가 된다. 통증의 악순환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치게 두통약을 많이 먹으면 효과가 반감되다가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약을 끊으면 통증 유발 물질의 분비가 늘어나 통증이 더 악화된다.

간혹 외국에서 들어온 두통 특효약이라며 정체불명의 약을 먹는 사람들이 있다. 주 교수에 따르면 그런 약을 복용했다가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간혹 있다. 주 교수는 “절대로 그런 약은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그런 약에는 진정제 성분이 있는데, 이게 중독 현상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의사의 처방을 받은 약이 가장 안전한 셈이다. 하지만 부작용 때문에 두통 치료제를 자주 먹을 수 없는 사례도 많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별도의 예방약을 처방 받아 미리 먹으면 그나마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이 예방약은 3, 4주 이상 매일 복용해야 한다.

주 교수는 “최근 2년 사이에 주사제를 포함해 효과 좋은 약들이 많이 출시됐다. 의사와 상의하면서 꾸준히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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