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서울 V.C 탐방] 스틸코리아 "건축으로 사람과 기술을 이어줍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1월 2일 1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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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큐베이팅’과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은 서울시에 있는 우수한 중소기업을 ‘하이서울기업’으로 인증해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985개사가 하이서울기업으로 활동 중이다.

SBA는 무엇보다도 우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을 서로 연결해 협업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대면 네트워킹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BA는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하이서울 V.C(Virtual Cluster)를 마련했다.

하이서울 V.C
하이서울 V.C

하이서울기업을 한곳에 모은 하이서울 V.C에서는 누구나 기업 정보를 확인하고 협력이나 제휴 제안을 할 수 있다. 영어 페이지도 제공해 해외 바이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인 만큼, 공간과 시간의 제약도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춘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클러스터인 셈이다. 이에 IT동아에서는 하이서울 V.C에 입주해있는 기업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이번 시간에는 가설 교량 사업을 중심으로 각종 건축 구조물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스틸코리아를 만났다.

"건축 업계의 벤처 기업, 스틸코리아입니다"

스틸코리아 장훈 대표
스틸코리아 장훈 대표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스틸코리아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장훈 대표(이하 장 대표): 스틸코리아는 1998년 설립됐다. 1997년 IMF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기업이 생존을 위해 조직을 해체하거나 분리 독립시켜야 했던 시기다. 제가 몸담고 있던 조직도 그때 해체됐다. 직원들을 구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창업했다. 당시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고, 금융업계도 우왕좌왕했다. 신용대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정부의 벤처창업자금을 목표를 삼고 사업 계획을 세웠다. 마침 벤처 붐이 일어나면서 창업 자금과 기술 개발 혁신 자금 등을 수혈할 수 있었다.

모두 IT분야에 골몰할 때 저는 건설업계의 벤처 기업을 탄생시켰다. 스틸코리아는 철골(Steel Structure) 구조에 프리스트레싱 공법을 도입했다. 50여 년 전 소련에서 잠깐 사용하고, 접착부에 기술적 한계가 있어 모두가 자신없이 하던 시장이다. 이 공법을 이용해 건설 사업의 3대 요소인 경제성, 시공성, 공사 기간 단축에 큰 효과를 내면서 사업 성장을 이뤘다. 당시는 IMF 시절이라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해, 10년간 하자보수 손실이 발생하는 영구 구조물 대신 임시 구조물 분야에 신기술을 적용했다.

IT동아: 창업 이후 많은 기업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안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장 대표: 스틸코리아는 가설 교량 사업을 중심으로 철골 구조물, 보도교 및 인도교, PHP복합말뚝, 긴급 복구용 가설 교량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항상 토목 분야에 필요한 새 기술을 개발하며 기본에 충실하려 한다. 지난 23년간 체계적인 기술 개발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으로부터 ‘벤처기업’, ‘국가기술경쟁력 우수기업’,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 BIZ)’ 등으로 지정받았다. 또한 우리 기술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신기술304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발명협회 회장상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산업표창, 국무총리표창, 국토교통부장관상, 산자부장관상,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특허청장상, 서울벤처대상 등을 받았다.

스틸코리아의 공법을 적용한 가설교량 (제공=스틸코리아)
스틸코리아의 공법을 적용한 가설교량 (제공=스틸코리아)

IT동아: 개발 중인 신제품이 국책 과제로 선정되었다고 들었다.

장 대표: 최근 개발 중인 제품이 국책 연구과제의 최종 통과 절차를 거치게 되면서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현재 건축물의 중점이 되는 부분에 적용 가능한 트러스 빔(Trussed Beam) 시스템과 긴급 복구용 가설 교량 관련 제품을 연구개발 중이며, 두 개발 제품 모두 정부 연구개발 사업에 채택됐다. 이중 트러스 빔 시스템은 건축물의 장경간(기둥과 기둥 사이 거리) 확보가 가능한 구조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장의 요구 상황에 맞춰, 기존의 RH빔(Roll H-Beam) 철골조의 장점을 살린 합성 구조 시스템이다. 같은 건축 공간에 더 적은 수의 기둥만 설치해 공간 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이 기술로 베트남 현지 회사와 수요 계약을 맺은 상태다. 기술 개발 완료와 동시에 수출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개발 중인 긴급 복구용 가설 교량 기술은 간편한 핀 연결 방법으로, 재난사고 발생 72시간 이내에 차단된 길을 긴급 복구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긴급 복구 교량의 연결부를 개량하여 시공성 및 현장 적용성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IT동아: 기술 개발 후 시장 진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는가?

장 대표: 새로운 기술을 시장에 진입시킬 때 진입 장벽에 부딪히는 건 모든 기업이 겪는 일일 것이다. 시공 실적 부족으로 인한 발주처의 기피나, 경쟁업체의 견제 같은 진입 장벽이 있다. 그러나 독보적인 기술력과 꾸준한 신뢰와 더불어 서울시의 적극적 도움을 받아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 후 10여 년간 국내 단독 업체로써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였다. 다른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 비하면 어렵지 않게 건설시장에 자리를 잡았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 회사에서 파생된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며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

스틸코리아의 공법을 적용한 육교 (제공=스틸코리아)
스틸코리아의 공법을 적용한 육교 (제공=스틸코리아)

IT동아: 새로운 분야 진출 계획과 전략이 궁금하다.

장 대표: 주요 매출은 가설 교량 시장에서 나오며, 그 외 철골구조물 분야의 매출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동시에 산책로, 인도교, 보도교 등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가설 교량 매출이 가장 높다. 앞으로 건축구조물 관련 신기술이 개발이 되면, 이 기술을 활용해 해외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다.

그동안 활발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으로 전국적으로 도로 개발이 많이 진행되면서 국내 시장은 점점 규모가 작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응하여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건설업 면허를 4개 더 취득하여 건설업 전반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 내부적으로는 디자인팀과 건축사업팀, 토공구조물팀 등을 새롭게 조직하는 등 변화를 주면서 블루오션을 노리고 있다. 나라장터 등 국가 관련 시스템에 제품 등록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부 지자체에도 단순 기술 제안이 아닌, 관광지 개발 사업 등 지역 개발이 가능한 아이디어와 함께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한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있다.

IT동아: 하이서울기업 인증을 받았다. 어떻게 도움이 됐나?

장 대표: 하이서울기업 인증을 획득하며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 기존의 베트남 거래처 외에 중동, 북아프리카 등 해외 신규 거래처 확보를 할 때 ‘하이서울기업 인증을 받았다고 소개하면 더 큰 관심을 둔다. 앞으로는 하이서울 V.C에서 해외 토목건축에 관련된 기업을 만나거나, 우수한 건설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기술 이전을 받기 위한 만남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IT 동아: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장 대표: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내외적인 업무 절차를 정립할 수 있었다. 내년에는 새로운 현장 수주를 위하여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건축물 관련 신기술 개발 완료를 목표에 두고 있다. 스틸코리아는 앞으로 미래를 위한 친환경 고효율 기술 개발로 사람과 기술을 이어주고 싶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ikita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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