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고혈압, 관상동맥경화증 유병률 1.37배 ↑…“기준 재설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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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3일 1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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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고혈압 전단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 뉴스1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고혈압 전단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 뉴스1
고혈압 전단계와 관상동맥경화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발표됐다.

연구팀은 고혈압 판정 기준 전 단계에 속한 환자들도 동맥경화 위험이 높은 것이 확인돼 국내 고혈압 기준 재설정 및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3일 이승환·이필형 심장내과 교수 및 윤용훈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이 국내 기준 고혈압 전단계 환자군과 정상 혈압군을 대상으로 관상동맥경화증의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 전단계 환자군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 관상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이 1.3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 고혈압학회지(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관상동맥경화증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소 공급을 방해해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 등의 심장질환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수검자 중, 심장질환이 없고 항고혈압제를 복용한 적이 없는 466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상군(120/80㎜Hg), 고혈압 전단계(120~129/80㎜Hg), 1단계 고혈압(130~139/80~89㎜Hg), 2단계 고혈압(140/90㎜Hg)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관상동맥경화증 유병률이 정상 혈압군과 비교해 고혈압 전단계에서는 1.12배, 1단계 고혈압에서는 1.37배, 2단계 고혈압에서는 1.6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는 2017년 고혈압 진단 기준을 140/90㎜Hg에서 130/80㎜Hg으로 낮췄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기존대로(140/90㎜Hg) 유지하고 있어 국내 기준으로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되는 혈압이 미국 기준으로는 1단계 고혈압으로 분류된다.

이승환 교수는 “우리나라도 고혈압의 기준을 낮추려면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필요하다”며 “고혈압 전단계가 관상동맥경화증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향후 국내 고혈압의 진단 기준 재설정 및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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