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풀 벗긴 화성의 비밀… 내부구조 알아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07-23 04:00수정 2021-07-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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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성탐사선 지진계로 정보 수집
맨틀의 형태, 지각의 두께 등 분석
지구 이외의 행성 밝혀낸 건 최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의 지진계가 측정한 지진 정보를 통해 과학자들은 화성 내부의 구조를 밝혀냈다. 사이언스 제공
독일과 스위스 과학자들이 미국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에 설치된 지진계를 통해 화성의 내부 구조를 처음으로 알아냈다. 화성의 지각은 최소 두 개 이상의 층으로 이뤄져 있고 이 지각과 핵 사이에 있는 맨틀이 지구처럼 상부와 하부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화성의 가장 중심에 있는 핵의 반지름은 지구의 60% 수준인 1830km로 나타나 과학자들이 예상하던 것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지진파를 이용해 내부 구조를 알아낸 것은 처음이다.

독일 쾰른대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보내온 화성 지진파 기록을 분석해 화성의 구조를 세밀하게 밝힌 연구 논문 3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23일 공개했다.

지각 운동으로 발생한 지진파는 통과하는 물체의 밀도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지질학자들은 이 원리를 이용해 지구 내부 구조와 이를 이루는 물질의 종류와 위치를 알아내고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화성에서는 지구처럼 지각 운동이 일어나거나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지각이 차가워지면서 갈라지는데 이때 지표 아래 30km 지점에서 규모 4 안팎의 지진이 일어난다. 2018년 5월 지구를 떠난 인사이트는 4억8000만 km를 여행한 끝에 같은 해 11월 화성의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내려앉았다. 인사이트는 착륙 직후 화성 표면에 돔 형태 지진계를 내려놨다. 과학자들은 이 지진계를 통해 올해 4월까지 500차례가 넘는 규모 2∼4의 지진을 관측했다. 화성에서도 지구에서 흔히 관측되는 P파(종파)와 S파(횡파) 형태의 지진파가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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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기테 크나프마이어엔드룬 독일 쾰른대 벤스버그관측소 연구원팀은 지진파 정보를 종합해 화성의 지각 두께를 최소 20km에서 최대 72km 정도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인사이트의 착륙 지점 바로 밑 지각의 두께가 약 8km인 층과 두께 약 12km 정도의 층이 있고 그 아래 19km 두께로 같은 지각이거나 암석층인 맨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구 지각 두께는 바다판에서는 약 5∼10km, 대륙판에서 40∼50km인 점과 비교하면 지구보다 조금 두껍다는 결론이다.

아미르 칸 취리히연방공대 지구과학부 연구원팀은 화성의 지각 아래 맨틀이 깊이 약 800km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인사이트 지진계가 수집한 지진파 8개를 분석한 결과 맨틀이 굳은 암석권이 지각 아래 500km까지, 그 아래층에 유동성이 있는 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구 맨틀도 상부는 암석권, 하부는 지각판을 움직이는 운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화성 맨틀도 같은 운동을 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시몬 슈텔러 취리히연방공대 지구과학부 선임연구원팀은 화성 핵의 반지름을 약 1830km로 측정했다. 이는 지구 핵보다는 작은 크기지만 과학자들이 예측했던 1400km보다 큰 결과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밀도가 지구보다 낮아 철과 니켈 같은 무거운 원소가 몰려 있는 핵이 화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구보다는 작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연구팀은 철과 니켈 사이 산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가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과학자들은 인사이트에 설치된 X밴드 안테나로 화성의 속을 더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네 코타르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구과학부 교수는 “향후 몇 년간 더 많은 화성 지진이 수집되면 과학자들이 화성 모형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수수께끼들을 더 많이 밝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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