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날로그의 매력, 인스탁스 미니 40

동아닷컴 입력 2021-07-08 22:05수정 2021-07-1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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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디지털화된 세상이지만 여전히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책보다 종이책, VOD보다 블루레이를 선호하는 경우처럼, 형태 없는 데이터가 아닌 물리적 형태를 간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인화된 사진은 누군가에겐 스마트폰 속에 저장된 사진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준다.

몰락해 사라질 것만 같았던 즉석카메라가 명맥을 유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는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즉석 카메라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즉석카메라를 접해본 적 없는 젊은 세대에게 즉석카메라는 낡은 옛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색 아이템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낯섦과 동시에 익숙한 감각도 준다.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인스타그램(Instagram) 자체가 즉석 사진기(Instant Camera) 형태와 감성을 따온 SNS이기 때문이다.

후지필름 인스탁스 미니 40 (출처=IT동아)

그래서 최근 즉석 사진기를 찾는 세대 대부분은 소위 MZ세대라고 부르는 2030이다. 원조 격인 ‘폴라로이드’가 예전 명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후지필름 ‘인스탁스’가 즉석카메라 대명사 자리를 새롭게 차지한 것도 MZ세대 적극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스탁스 미니11’은 작은 크기, 귀여운 디자인, 부담 없는 가격 때문에 즉석 카메라 입문용으로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올해 6월 새롭게 출시한 ‘인스탁스 미니 40’도 미니 11처럼 즉석 카메라 입문자가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다.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는 미니 11과 차이가 없지만, 디자인이 달라졌다. 미니 11 동글동글한 외형과 화려한 색깔로 트렌디한 느낌을 줬다면 미니 40은 좀 더 클래식한 카메라 디자인에 가깝다. 가죽 같은 질감이 적용된 검은색 베이스에 은색 프레임으로 포인트를 줬다. 최근 나오는 즉석 카메라 디자인에 ‘레트로’ 감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미니 11보다 미니 40에 마음이 끌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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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버튼을 누르면 렌즈가 튀어나온다. 측면에는 스트랩을 거는 고리가 있다 (출처=IT동아)

인스탁스 제품 중에는 디지털 조작부를 탑재했거나 아예 디지털카메라 기능도 포함된 하이브리드 제품도 존재하지만 미니40은 완전 아날로그 방식이다. 복잡하거나 어려운 기능 없이 사진을 찍는 기본 기능에 충실하다. 배터리도 자체 충전식 배터리가 아니라 AA 배터리 두 개를 이용한다. 렌즈 옆에 위치한 전원 버튼은 전자식 버튼이 아닌 기계식 버튼이다. 누르면 렌즈 배럴이 튀어나오면서 전원이 켜진다. 끌 때는 반대로 렌즈 배럴을 눌러서 다시 집어넣으면 된다.

전원 버튼 외에는 셔터 버튼 밖에 버튼이 없다. 노출 정도는 카메라 전면에 있는 AE 센서가 빛을 분석해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사진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쉽게 촬영을 할 수 있다. 노출 조절을 전혀 할 수 없는 건 고급 사용자에겐 아쉬울 수도 있지만, 누가 찍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인스탁스 미니 40으로 실외에서 촬영한 사진 (출처=IT동아)

물론 아무리 입문용이라도 원하는 결과물을 얻으려면 초기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디지털카메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몇 번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오직 광학식 뷰파인더에 의존해 구도를 잡아야 하며,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셔터를 누르자마자 결과를 확인할 수도 없다. 출력된 필름에 사진이 인화되는 시간인 약 1분 30초가 지난 후에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 입문자라면 처음 필름 몇 장은 버릴 각오를 하고 촬영을 하며 먼저 ‘감’을 익혀야 한다.

사진을 촬영하면 카메라 위 필름 출구에서 필름이 나온다. 인화가 완료될 때까지 약 1분 30초가 걸린다 (출처=IT동아)

어떻게 보면 ‘불편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특성들이지만, 오히려 이 점이 인스탁스 미니 40 같은 즉석 카메라를 매력적으로 만든다. 촬영 직후 배출된 필름 속 희미했던 사진은 시간이 지나며 인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선명해진다. 그 과정을 지켜볼 때 두근거림, 원하는 대로 사진이 찍힌 걸 확인했을 때 희열감, 물리적 형태로 남는 사진이 주는 만족감은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느끼기 힘든 감정이다.

렌즈를 잡아당기면 셀피 모드를 쓸 수 있다. 근접 촬영도 셀피 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출처=IT동아)

미니 40 디자인은 클래식 감성을 담고 있지만 셀피(셀카) 모드처럼 요즘 감성에 맞는 기능도 빠트리지 않았다. 미니 40 최소 촬영 거리는 0.5m인데, 원래 이 정도 거리라면 근접 촬영이나 셀피(셀카)는 어렵지만 셀피 모드를 쓰면 해결된다. 셀피 모드를 쓰려면 손으로 렌즈를 잡아당겨서 ‘SELFIE ON’ 문구가 나오도록 하면 된다. 이때는 최소 촬영 거리가 0.3m로 줄어든다.

카메라 무게가 330g이라 한 손으로 카메라를 편안하게 들고 셀피를 찍을 수 있다. 렌즈 옆에는 셀피 촬영할 때 구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작은 거울도 달려있다. 이름은 셀피 모드지만 셀피 촬영이 아닌 근접 촬영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셀피 모드로 근접 촬영을 할 때는 피사체를 뷰파인더 중앙이 아니라 살짝 왼쪽 아래에 오도록 놓고 촬영해야 한다. 원하는 구도를 잡으려면 역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근접 촬영용 조준점을 따로 표시해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인스탁스 미니 40으로 실내에서 촬영한 사진 (출처=IT동아)

개인적으로 사진 촬영은 사진을 남기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했을 뿐, 촬영이란 행위 자체에 재미를 느껴본 적은 별로 없다. 그런데 미니 40으로 사진을 찍는 건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재미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처럼 말이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필름 비용 문제다.

저장공간에 여유만 있다면 비용 부담 없이 무한정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필름 카메라는 한 장 한 장이 다 돈이다. 인스탁스 미니 시리즈의 경우 10장짜리 필름 한 팩이 리뷰 작성일(2021년 7월 8일) 네이버 검색 최저가 기준 약 7000원 수준이므로 1장에 700원이 든다. 물론 크게 부담이 되는 비용은 아니지만 맘 놓고 찍기엔 무리가 있다.

남은 필름 숫자는 카메라 뒷면 필름 카운터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다만 카메라 자체는 디지털카메라들에 비하면 저렴하다. 인스탁스 미니 40은 약 13만 6,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특별한 순간을 특별한 방식으로 기록하고 싶거나, 파티나 모임에서 ‘인싸’가 되고 싶거나, 디지털로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만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인스탁스 미니 40으로 즉석카메라의 세계에 입문해보자.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ikita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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