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t 엔진 4기는 연료인 등유와 연료를 태울 산화제를 합해 1초에 1t씩 태웠다. 1단 엔진 추력의 4배인 1200t 힘으로 추진기관을 시험동에 묶어두는 고정장치가 누리호를 겨우 붙잡고 있었다. 계획된 100초가 지나자 나로우주센터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고요해졌다. 시험이 완료된 후 오승협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누리호 1단 추진기관의 2차 연소시험이 정상적으로 수행됐다”고 말했다.
누리호는 1.5t 무게의 인공위성을 고도 600∼800km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3단 우주발사체다. 길이 47.2m, 무게 200t으로, 개발에 1조9572억 원이 투입됐다. 올해 10월 처음 발사되고 내년 5월에는 무게 200kg 성능검증위성을 싣고 발사될 예정이다.
각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와 산화제를 정확히 제어해 공급해야 하고 엄청난 화염을 내뿜으며 다른 엔진에 영향을 주는 엔진들끼리 수평과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24년 인류를 달에 보낼 때 쓰기 위해 개발 중인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 발사체도 지난달 18일 4개 엔진을 함께 점화하는 첫 클러스터링 연소시험 중 80초 만에 멈춰 시험을 중단했을 정도로 까다로운 기술이다.
엔진은 커질수록 만들기가 어려워 세계 우주 선진국들도 SLS처럼 엔진 여러 개를 묶어 큰 추력을 내는 클러스터링 방식을 활용한다. 미국의 아폴로 계획을 성공시킨 새턴V 엔진, 유럽의 아리안 발사체, 러시아 소유스 발사체 모두 클러스터링 로켓이다.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재사용로켓 팰컨9은 86t 추력의 멀린 엔진 9기를 묶었다.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 3기를 묶어서 발사하는 팰컨 헤비도 개발했다. 클러스터링은 누리호처럼 엔진 하나를 개발해 여러 단에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날 연소시험은 지난달 28일 30초 연소시험에 이은 2차 시험이다. 실제 발사에 쓰는 자동 발사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진행됐다. 3월 말 누리호 1단이 실제 비행하는 시간인 약 127초 동안 1단 추진제를 모두 쓰는 최종 시험만 남았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1단 시험을 잘 마치면 10월 발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동에서 연소시험을 마친 후 남은 연료를 제거하고 열기를 빼는 후속 작업이 50분간 진행된 뒤 누리호의 ‘탯줄’로 불리는 제2발사대로 가는 길이 열렸다. 높이가 약 45.6m로 누리호의 길이 47.2m와 비슷하고 1, 2, 3단 엔진에 연료, 산화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강선일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발사대팀장은 ”나로호 발사에 사용했던 제1발사대는 러시아에서 설계 도면을 받아 제작했다면 제2발사대는 초기 개념부터 설계, 도면 작성 등 모든 과정을 우리가 직접 했고 부품도 모두 국내 기술로 자체 제작했다“며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누리호의 최종 인증모델로 연료를 주입하고 인터페이스를 검증하는 등 엔진 점화 직전 단계까지 시험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처음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날 시험을 지켜봤다. 최 장관은 “많은 연구자와 산업체 관계자들이 땀 흘려 노력해 온 결과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기쁘다”며 “10월 누리호 발사가 차질 없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고흥=김우현 mnchoo@donga.com·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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