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칼럼]게임, 치료제가 되다

동아일보 입력 2020-09-17 03:00수정 2020-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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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차의과학대 재활의학과 교수

재활치료는 인지와 운동 활동을 통해 소실된 기능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는 뇌졸중과 같은 중추신경계 기능의 손상이다.

재활치료는 환자가 특정한 활동을 반복하는 것이어서 지루할 수 있다. 이때 게임은 환자가 지치지 않고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가상현실(VR)을 활용할 경우 기존보다 치료 효과가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컴퓨터 기반의 게임 형식은 현재 국내 많은 병원의 재활치료실에서 인지훈련과 운동기능 향상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기존의 재활치료에서는 치료사의 역량에 따라 카드게임, 공놀이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유사하게 게임은 환자에게 흥미를 일으켜 치료 활동에 대한 동기를 향상시킨다. 특히 자신의 수행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도전의식을 높인다.

이런 의료적 수요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들이 치료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적용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보편적으로 적용될 만한 해법은 탄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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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뇌졸중의 인지재활을 위한 컴퓨터 기반 상품은 독일에서 개발한 ‘레하컴’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 특별한 정보기술(IT)이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25년의 역사를 통해 장시간 검증된 제품이다.

올해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미국 아킬리에서 개발한 ‘인데버(Endeavor) RX’라는 게임 프로그램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어린이용 전자 치료제로 승인했다. 어떻게 게임이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인데버 RX’의 마지막 임상시험의 결과는 올해 2월 논문으로 발표됐으나 이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12년 이상 되었고, 이미 5회의 임상시험을 거쳤다. 개발의 주체는 뇌과학 전문가였다. 개발 단계부터 ‘주의력 증가’라는 훈련 목표가 확실했다. 형식은 게임이지만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엄밀한 임상적 검토를 거친 것이다.

컴퓨터 게임을 재활치료에 활용하려는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치료제로서 게임이 도약할 수 있도록 게임업계와 의료계의 협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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