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개발에 1500억원 투자… 글로벌 임상 속도 낸다

  • 동아일보

종근당
개발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럽 5개국서 임상 2a상 완료
이상지질혈증제 英임상 승인 등 글로벌시장 공략 위해 연구 지속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13%인 13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 역시 1500억 원 이상 투자를 목표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해외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이 영국 규제당국(MHR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 받는 성과를 거뒀고 항암이중항체 ‘CKD-702’가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 신약 후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2월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의 전임상 결과를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에 발표해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종근당 최초의 바이오의약품인 빈혈치료제 ‘네스벨’이 국내와 일본에 출시되며 바이오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알리기도 했다.

종근당은 22일 항암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의 전임상 결과를 미국암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미국암학회 연례 학술대회는 매년 80여 개국에서 2만5000명 이상의 연구자, 임상의, 보건산업 종사자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암 연구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연구 학술행사다.

종근당은 CKD-702의 항암 효과와 작용 기전을 확인하기 위해 비소세포폐암 동물모델에서 CKD-702 단독요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CKD-702는 암세포주에서 암의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동시에 억제하는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던 c-Met, EGFR 표적항암제(타이로신키나제 억제제, TKI)에 내성이 생긴 동물모델에서도 항암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CKD-702는 c-Met와 EGFR에 동시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두 수용체 수를 감소시켜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 또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살상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을 일으키는 등 세 가지 작용 기전으로 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위암, 대장암, 간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유럽 임상 1상을 승인받은 ‘CKD-508’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에서 콜레스테롤에스테르(CE)와 중성지방(TG)의 운반을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의 활성을 억제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을 낮추고,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C)을 높여주는 기전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다.

종근당은 CKD-508의 이상지질 동물 모델을 이용한 약효 평가 실험에서 LDL-C과 LDL-C에 함유돼 있는 아포단백(Apo-B)이 유의하게 감소하고 HDL-C이 증가하는 우수한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CKD-508은 안전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됐던 기존 CETP억제제인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과 토세트라핍(torcetrapib)과 달리 지방 조직에서 약물이 축적되거나 혈압이 상승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진행될 임상 1상 시험에서 약물의 안전성과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CKD-508은 스타틴으로 조절되지 않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또 다른 치료 옵션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약물로 전 세계 이상지질혈증 시장에서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혁신 신약 후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이다. CKD-506은 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을 조절하는 T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새로운 작용 기전의 치료제다. 전임상과 임상 1상을 통해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현재 유럽 5개국에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완료한 상태다. 종근당은 CKD-506을 기존 관절염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신약으로 개발하고 향후 미충족 수요가 높은 여러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샤르코-마리-투스(CMT, Charcot-Marie-Tooth) 치료제인 ‘CKD-510’에도 HDAC6을 억제하는 플랫폼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CMT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돼 정상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희귀질환이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치료제가 없다. CKD-510은 HDAC6를 억제해 말초신경계 축삭수송 기능을 개선해 네트워크 기능을 유지시키는 기전의 치료제로 현재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은 현재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25개 기관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임상을 완료해 연 200억 원 규모의 국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과 4조 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bio의약#제약#종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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