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우주선 발사?”…‘플로이드 사태’에 몸사리는 미국 IT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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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태에 대해 지난 30일(현지시간) 메인화면에 검은 리본을 달았다.(순다 피차이 트위터 갈무리)
구글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태에 대해 지난 30일(현지시간) 메인화면에 검은 리본을 달았다.(순다 피차이 트위터 갈무리)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정의롭게 해결되는 것 외에 스페이스X의 우주선 발사나 어떤 것으로도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트럼프의 축하 트윗에 달린 답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의 여파가 IT업계까지 미치고 있다. 기업들은 신제품·서비스 발표를 뒤로 미루는 등 눈치를 보는 가운데 스페이스X의 우주선 발사까지 불똥이 튀었다.

◇스페이스X 우주선 발사 칭찬에 “조지 플로이드나 잊지 마라”…일론 머스크 트윗 중단

지난 5월30일(현지시간) 미국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민간 기업으로는 최초로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곤’ 발사에 성공했다.

우주 탐사의 역사에 남을 성취지만,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분노한 일부 미국 네티즌(누리꾼)들은 스페이스X와 나사(NASA)를 향해 “조지 플로이드를 잊지말라”고 언급하며 고까운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발사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우주 탐사라는 위대한 사업에서 번성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합중국 우주군(USSF) 창설 등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자 여론은 기름을 부은 것처럼 들끓었다.

트럼프뿐 아니라 우주선 발사를 축하하는 것조차 곱지 못한 시선을 받았다. 실제로 크루드래곤에 탑승한 세 명의 우주비행사를 축하한 나스닥에도 “자본주의의 종을 울리는 대신 조지 플로이드를 위해 침묵하고 연대하는 건 어떠냐”는 비꼼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같은 반응을 인지했는지 평소 트위터에 활발히 글을 쓰던 일론 머스크는 “잠시 트위터를 쉬겠다”는 글을 올리고 SNS 활동을 중단했다.

◇코로나로 밀린 행사, 흑인사망 시위로 한 번 더…“축하할 때 아냐”

다른 IT 기업들도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들끓는 여론을 신경쓴듯 신제품이나 서비스 출시를 뒤로 미뤘다.

1일(현지시간) 소니는 트위터를 통해 오는 6월5일 오전 5시(한국 시간)에 예정된 플레이스테이션5 쇼케이스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5를 발표하는 쇼케이스를 트위치·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진행하려 했다.

이번 쇼케이스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소니 측은 앞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에서 600만명 이상 감염되고, 37만명 이상이 사망한 상황을 고려해 플레이스테이션5의 공개를 미뤄왔다.

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구글 역시 “지금은 축하할 때가 아니다”(now is not the time to celebrate)라며 오는 3일 발표하기로 했던 안드로이드11 베타의 새로운 기능에 대한 공개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구글 역시 매년 5월 개최하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에서 안드로이드11을 공개하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공개 일자도 미루고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려 했으나 이번 시위로 이마저 여의치 않아진 셈이다.

◇실리콘밸리 IT 기업 CEO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

평소 진보적 성향이 강한 실리콘 밸리의 미국 IT 기업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비판적이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31일 구글 메인 화면에 “우리는 인종 평등과 이를 찾는 사람들을 지지한다”는 메모와 검은색 리본을 걸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슬픔, 분노,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지난 주에 벌어진 사건은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얼마나 더 먼 길을 가야하는지 상기시켰다”며 “우리는 흑인 사회와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이 잊히지 않도록 활동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역시 트위터 활동 중단을 선언하기 전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서 1명만 기소된 것은 잘못”이라며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방치하고 있던) 다른 경찰관들을 기소하지 않는 것은 동료가 잘못을 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해 잘못된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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