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정복 ‘초읽기’… 셀트리온, 동물시험 통해 항체 치료제 효능 확인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6월 1일 15시 08분


치료제 작용기전·개발 콘셉트 입증
“코로나19 감염 페럿 치료제 투여 후 5일 만에 완치 수준 회복”
권기성 연구개발본부장 “임상시험계획 승인 요건 확보”
원숭이 대상 독성시험·임상물질 대량생산 병행
계획대로 7월 말 인체 임상 돌입 전망

페럿.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_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페럿.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_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셀트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동물시험 첫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인체 대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요건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 국책과제로 진행해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동물효능시험에서 바이러스가 최대 100배 이상(고농도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 투여 기준)까지 감소하고 폐 조직 병변이 현저히 개선되는 등 뚜렷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지난 4월 셀트리온은 중화항체 선별을 완료하고 세포주 개발에 돌입하면서 동시에 충북대와 함께 페럿(Ferret)을 대상으로 동물효능시험 첫 단계를 진행했다. 페럿은 족제비 일종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민감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후보물질 효능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 동물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페럿에 이어 햄스터와 생쥐,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효능시험을 실시하고 추가적으로 원숭이를 대상으로 독성시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페럿 3개 그룹을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험 시작 전 3개 그룹을 모두 공통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시켰고 24시간이 지난 후 본격적으로 동물효능시험이 시작됐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연구진들은 저농도와 고농도 2개 투여 그룹으로 나눈 개체를 대상으로 약물을 투입한 결과 두 그룹 모두 약물을 투입하지 않는 대조그룹 대비 콧물과 기침, 활동성 관련 임상점수에서 약물 투여 후 1일째부터 정량화 수치가 확연히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5일째에는 완전한 임상적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치료제 개발 콘셉트 방향성이 올바르다는 점과 치료제 개발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콧물과 비강, 폐에서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법(RT-PCR)’과 세포배양 기반 바이러스 역가측정법으로 관찰했을 때 고농도로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을 주입한 개체 그룹(고농도 그룹)은 바이러스가 최대 100배 이상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 전무는 “항체 치료제를 투입하지 않은 개체 그룹은 5일이 지난 후 기침과 콧물 등 바이러스 관련 증상이 지속됐고 활동성도 크게 저하된 모습을 보였지만 항체 치료제를 투여한 페럿 그룹은 모두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결과를 보였다”며 “체내 바이러스를 줄이는 작용기전과 치료제 개발 콘셉트를 확인한 것으로 해당 연구결과 자체만으로도 인체를 대상으로 한 IND 승인이 문제없는 상황이지만 보다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달 다른 동물모델을 활용해 추가적인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 조직 검사결과도 나왔다. 항체 치료제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감염 7일까지 폐에서 염증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저농도와 고농도 약물 투여 그룹에서는 모두 염증이 미세하게 남아 있고 정상에 가까운 폐 조직 모양을 보여줬다고 했다. 연구에 참여한 충북대 교수팀도 치료제를 투여한 페럿 그룹이 충분히 완치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연구에서 시험 도중 죽은 페럿은 없었다.

셀트리온은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시험을 이어나가면서 이와 함께 임상물질 생산을 위한 준비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처음 발표한 일정에 맞춰 세포주 개발을 완료하고 이미 생산용 세포주 은행 생산을 시작한 상태로 이달 중 임상물질 대량생산에 돌입해 예정대로 다음 달 내 인체 임상에 필요한 항체 치료제 물질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현 연구인력 뿐 아니라 가용한 추가 인력자원을 모두 동원해 계획에 맞춰 7월 말까지 인체 임상시험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동물효능시험 결과는 1~2주 내에 논문으로 만들고 해당 논문은 평가를 거쳐 학계에 공유될 예정이라고 권기성 본부장은 설명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연구개발진들이 밤낮없이 치료제 개발에 매진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청신호가 하나 둘씩 켜지고 있다”며 “개발 작업에 박차를 가해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세를 꺾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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