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마케팅업체 어뷰징에 휘둘리는 네이버 검색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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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2017년 비교해보니
어뷰징탓 ‘실급검’ 삭제 15→66%… ‘연관-자동완성’ 지운건 25→46%
“검색까지 매크로에 전방위 노출”


네이버의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급검)와 연관·자동완성검색어가 온라인마케팅 업체의 ‘어뷰징’(비슷한 글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행위)으로 인해 생성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 블로그, 지식iN을 비롯해 검색까지 매크로(자동 반복 입력) 프로그램에 전방위로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30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따르면 네이버가 기업 또는 개인의 요청을 받아 삭제한 연관·자동완성검색어 중 서비스품질(비정상적으로 생성된 검색어, 어뷰징)과 관련된 비중은 검색어 검증위원회가 출범한 1기 1차수(2012년 9월∼2013년 1월) 당시 5%에 불과했으나 2기 3차수(2016년 12월∼2017년 5월)에 25%로 크게 늘어났다.

KISO는 네이버가 자체 삭제한 검색어를 사후 검증을 통해 크게 △서비스 품질 △권리 침해(추천검색어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법률 등 부적합(추천검색어가 법적, 윤리적으로 부적합한 경우) 등으로 분류해 노출 제외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네이버가 기업, 개인의 요청 없이 자체적으로 실급검, 연관·자동완성검색어를 삭제한 사례를 뜯어봐도 어뷰징 비중이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뷰징을 이유로 실급검을 삭제한 비중은 같은 기간 15%에서 66%로 증가했고, 연관·자동완성검색어 삭제 비중은 25%에서 46%로 늘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마케팅 업체가 경쟁사를 헐뜯기 위해 고의적으로 다량의 게시물을 올려 연관검색어가 만들어지거나 특정 세력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동완성검색어를 만드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어뷰징 부작용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손쉽게 어뷰징을 할 수 있게 된 점도 한몫하고 있다. 검색엔진최적화(SEO) 업계에서는 실급검, 자동완성검색어, 연관검색어 중 연관검색어 조작이 가장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연관검색어 조작은 트래픽이 많이 나오는 경쟁사에 건다. 예컨대 신생 매체인 ○○일보를 트래픽이 많이 나오는 동아일보의 연관검색어로 만들기 위해 매크로로 검색창에 ‘○○일보→동아일보→○○일보→동아일보…’ 입력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동아일보 입력 시 자연스럽게 연관검색어로 ○○일보가 등장해 트래픽을 간접적으로 이전받을 수 있다.

온라인마케팅 업체 관계자는 “일주일, 빠르면 이틀 정도 작업하면 원하는 연관·자동완성검색어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서 “상황별로 다르겠지만 건당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 정도 받는다”고 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네이버#매크로#어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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