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환자 ‘삶의 질’ 높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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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제, 하루 2번 →일주일 1번 주사

어렸을 때 맞은 주사의 안 좋은 기억은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병원 가기를 꺼리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치료 때문에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입니다.

월 1회 주사 맞는 중증 천식 치료제 한독테바의‘싱케어’.
월 1회 주사 맞는 중증 천식 치료제 한독테바의‘싱케어’.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완치의 개념이 없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르죠.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병 환자는 적게는 하루에 1번, 많게는 하루에 4번까지 주사를 맞습니다. 통증 외에도 냉장 보관의 어려움, 타인의 시선 등 환자들이 느끼는 주사의 부담감은 상당히 큽니다.

주사 치료에 대한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최근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근육에 약물을 주입해 천천히 혈액으로 방출되도록 하거나 분자 구조를 키워 신장에서 배설을 지연함으로써 약효 기간을 늘리는 치료제입니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1주일에 한 번’ 주사로 혈당을 조절하는 치료제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릴리의 ‘트루리시티’라는 치료제가 그것입니다. 당뇨병 주사 치료제라고 하면 흔히 인슐린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트루리시티의 성분은 ‘GLP-1 유사체’입니다. 이는 식사를 하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입니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을 억제합니다. 처음 개발 당시에는 하루에 2회씩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분자 구조를 키워 배설을 지연시키는 기술을 활용해 지금은 1주일에 1회로 투여 주기가 길어졌습니다. 당뇨병 환자들로선 치료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천식 질환 환자는 그동안 흡입형 치료제부터 경구용 치료제, 패치형 치료제까지 여러 투여 경로를 활용한 약물을 투여해 왔습니다. 이 중 천식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제는 흡입형 제제입니다. 문제는 환자가 이를 늘 소지해야 하고, 흡입기 용량 조절이 까다롭다는 점입니다.

‘1주일에 한 번’ 주사로 혈당을 조절하는 한국릴리의 ‘트루리시티’.
‘1주일에 한 번’ 주사로 혈당을 조절하는 한국릴리의 ‘트루리시티’.

이들에게도 희소식이 있습니다. 한독테바는 지난해 월 1회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싱케어’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천식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한 싱케어는 올해 말 국내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또 다발성경화증(애브비·바이오젠의 ‘진브리타’), 혈우병(녹십자의 MG1121A), 성장호르몬(한독·제넥신의 GX-H9) 주사제 등도 ‘효과는 오래, 투여주기는 길게’ 유지하는 장기 지속형 개발이 한창입니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질환 치료에서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치료제들이 속속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likeday@donga.com
#헬스#건강#당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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