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 원장 “감옥서 입소문 난 의료 한류… 중동서 붐 일으킬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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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에 직영 병원 연 안강 원장
8년전 국내 진료받은 리비아 관료, 수감때 지인들에게 한국행 추천
부호들 취향 맞게 시설 고급화… 중동지역 의료한류 거점 꿈꿔

3일 쿠웨이트 심포니스타일호텔 6층에서 열린 안강베벌리힐스 메디컬센터 개원식.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사우드 압둘 아지즈 알 아르파지 알아르파지그룹 회장, 안강 안강병원장, 지역 유지인 셰이크 무바라크, 유연철 주쿠웨이트 대사, 가산 제인 베벌리힐스 메디컬센터 이사장. 안강병원 제공
3일 쿠웨이트 심포니스타일호텔 6층에서 열린 안강베벌리힐스 메디컬센터 개원식.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사우드 압둘 아지즈 알 아르파지 알아르파지그룹 회장, 안강 안강병원장, 지역 유지인 셰이크 무바라크, 유연철 주쿠웨이트 대사, 가산 제인 베벌리힐스 메디컬센터 이사장. 안강병원 제공
“처음 아랍권에 이름을 알린 건 리비아의 감옥 때문이지요.”

쿠웨이트에 대한민국 1호 병원을 낸 안강 안강병원장(55)은 6일 수도 쿠웨이트 심포니스타일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아랍과의 첫 인연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가 국내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2009년경 리비아 고위 관료가 국내 건설회사 소개로 꼬리뼈 통증을 호소하며 찾아와 치료를 받고 귀국했다. 이 관료는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말기 투옥됐는데, 익숙지 않은 감옥생활로 신체 곳곳의 통증을 호소하던 동료 고위 관료들에게 “출소하면 한국의 안강 원장을 찾아가라”고 적극 추천했다는 것이다.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고 복권된 이들 중 일부가 실제로 한국에 와 안 원장을 찾으면서 아랍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대학병원을 나와 개업한 2013년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주택공사 사장의 목 디스크를 치료해 준 후 주한 UAE 대사, 주한 카타르대사 등 아랍권 대사와 가족을 치료해 주면서 한국 병원의 아랍 진출을 꿈꾸게 됐다.

안 원장은 3일 심포니스타일호텔 6층에 안강베벌리힐스 메디컬센터를 개원했다. 근골격계 통증 치료 전문 병원인 한국의 안강병원이 현지 의료법인 베벌리힐스 메디컬센터와 손잡고 직접 투자해 100% 직영하는 방식이다. 운동 부족으로 잦은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수술을 꺼리는 아랍 부호들을 타깃으로 수술 없이 통증을 치료하는 게 목표다. 안 원장은 “그동안 UAE 등에 진출한 한국 병원들은 기존 현지 병원의 운영권을 위탁받는 사례가 많았는데, 우리는 직영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스테로이드와 수술 없이 통증을 치료하는 자신만의 기술인 FIMS(투시영상하 미세유착박리술 및 신경자극술)가 세계에서도 통할 거라는 자신감에 차 있다. 안 원장이 개발해 ‘안의 바늘’이라는 이름을 붙인 특수 바늘을 척추와 관절, 신경 사이에 삽입해 유착 부위를 떼어내고 신경을 자극하는 기술이다.

안강베벌리힐스 메디컬센터는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아랍 부호의 특성에 맞춰 물리치료실 마사지실 회복실 등을 모두 1인용으로 꾸몄다. 한국 병원인 만큼 한국 장비를 써야 한다는 소신으로 의료기기와 트레드밀(러닝머신), 병상 등도 대부분 한국에서 가져왔다. 병원 TV에선 안 원장이 출연했던 한국 방송들이 아랍어로 번역돼 상영되고 있었다.

안 원장은 쿠웨이트 1호 한국 병원을 기반으로 아랍에 ‘의료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한국을 찾는 아랍 환자들은 서울 직항 노선이 있는 UAE 국적이 대부분이었는데, 다른 아랍 지역에도 병원을 진출시켜 의료 한류를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쿠웨이트에서 최초로 지분 100%를 가진 외국 의료법인 설립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쿠웨이트 1호 한국병원#안강#안강베벌리힐스 메디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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