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SAP의 비싼 유지보수비? 리미니 스트리트로 반값에 하시라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3월 23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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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P(전사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SCM(공급망관리), 파이낸스(회계관리) 시스템 등 기업용 앱은 기업의 핵심 역량이다. 때문에 많은 기업이 자사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기업용 앱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용 앱 업계의 강자가 바로 오라클과 SAP다.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등이 차세대 기업용 앱을 내세우며 이들의 자리를 넘보지만, 둘의 입지는 굳건하다. 지난 30년 동안 착실히 기업용 앱을 개발해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용 앱을 구축하기 위해 기업은 크게 두 가지 난관에 부딪힌다. 첫 번째는 기업의 경영 상황에 맞는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렇게 구축된 시스템을 최대한 오랫 동안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유지, 보수를 진행해야 한다.

둘은 엄밀히 말해 전혀 다른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하나의 작업인 것처럼 여겨졌다. 때문에 처음 기업용 앱을 구축한 업체가 자연스럽게 유지, 보수도 담당하게 되었다. 시스템의 유지, 보수가 특정 업체에게 종속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 반기를 든 업체가 여기 있다. 바로 기업용 앱 시스템의 유지 및 보수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SW 기업 '리미니 스트리트(http://www.riministreet.com/kr)'다. 리미니 스트리트는 지난 10년 동안 기존 기업용 앱 업체 대비 절반 내외의 저렴한 비용으로 유지 및 보수를 진행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리미니 스트리트는 지난 해 10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국내 영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6개월이 흐른 지금, 리미니 스트리트는 국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었을까? 리미니 스트리트의 창업자이자 현 최고경영자인 세스 라빈(Seth Ravin)에게 물어봤다.

<세스 라빈 리미니 스트리트 최고경영자>(출처=IT동아)
<세스 라빈 리미니 스트리트 최고경영자>(출처=IT동아)

리미니 스트리트는 어떤 회사인가?

- 올해로 11년 차에 접어든 기업용 앱 유지 및 보수 전문 기업이다. 전 세계에 1,800 군데 이상의 고객사가 존재하며, 13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오라클 9개 제품 라인과 SAP의 모든 제품에 대한 유지 및 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와 정부가 우리를 통해 기업용 앱을 유지, 보수하고 있다.

리미니 스트리트는 우버가 교통수단의 판도를 바꾼 것처럼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개혁하려 하고 있다. 오라클의 유지, 보수 비용의 50%만 받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라클이나 SAP를 통해 구축한 기존 시스템을 15년 동안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업이 장기적으로 시스템 유지 및 보수 비용을 90% 절감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비용만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리미니 스트리트는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유지 및 보수 전문가들을 활용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최상의 유지, 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 구조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고객도 있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보면 당연한 사업구조이기도 하다. 자동차를 구매했다고 가정해보자. 자동차를 타다가 고장이 나면 어디에 수리를 맡기는가? 처음 자동차를 만든 제조사의 정비소에 입고시킬 수도 있지만, 동네 카센터에 정비를 맡길 수도 있다. 이렇게 자동차는 유지 및 보수를 위한 선택지가 넓은데, 기업용 앱 시스템은 유지 및 보수를 위한 선택지가 좁을 이유가 있는가?

기업용 앱 시스템(엔터프라이즈) 시장은 독과점 시장이었다. 유지 및 보수조차 처음 개발 업체에게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리미니 스트리트는 이러한 인식을 깨는 것이 목표다. 우리는 보다 다양한 옵션을 기업 고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장도 우리의 이러한 원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는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래 44분기 연속으로 성장하고 있다. 연평균 36%씩 기업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감히 엔터프라이즈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기존에는 영구 유지 보수 모델을 판매했지만, 향후에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독형 유지 보수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에 방문한 이유는 무엇인가?

-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6개월 동안 총 4번 방문했다. 한국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수 많은 한국 기업들이 우리의 솔루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많은 한국 기업이 기업용 앱 시스템 유지 및 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싶어하는 증거다. 이번 방문 역시 매우 큰 고객사와 만나 협의하기 위함이다.

<리미니 스트리트가 유지 및 보수를 지원하는 기업용 앱 시스템 목록>(출처=IT동아)
<리미니 스트리트가 유지 및 보수를 지원하는 기업용 앱 시스템 목록>(출처=IT동아)

리미니 스트리트의 사업 모델이 고객들에게 어떤 피해를 미치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

- 사실 오라클, SAP 등은 유지 및 보수 시장에 경쟁이 생기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왜냐하면 유지 맟 보수를 통해 90% 이상의 마진율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에 존재하는 기업의 98%가 이들의 유지 및 보수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오랫동안 독과점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사실 우리는 지난 7년 동안 오라클과 소송전을 벌여왔다. 오라클이 우리에게 먼저 소송을 걸면, 우리가 이에 대한 방어에 나서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소송으로부터 고객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리미니 스트리트는 계약시 특정 소송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는 조항을 반드시 넣고 있다. 고객이 우리와 오라클과의 소송에 대해 궁금해하면 이에 대한 정보도 자세하게 제공하고 있다. 우리와 오라클의 소송전 때문에 피해를 입은 고객은 없다.

소송전은 오라클과 벌이고 있다. SAP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리도 오라클 못지 않게 많은 법무 관련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오라클이 우리의 성장을 저지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우리는 계속 성장을 해왔다. 시장이 원하는 혁신을 법정에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사실 실리콘밸리 법정은 늘 분주하다. 매일 기업들끼리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와 오라클 간의 분쟁도 이런 소송전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오라클, SAP처럼 전통적인 기업용 앱 시스템뿐만 아니라 세일즈포스닷컴, 워크데이처럼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용 앱 시스템 업체도 최근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리미니 스트리트는 이들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사실 리미니 스트리트의 솔루션은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앱 시스템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평가받는 파이낸스와 제조 부분에 강점이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세일즈포스닷컴, 워크데이 등의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리미니 스트리트를 통해 실제로 유지 및 보수 비용을 절감한 사례는?

- 글로벌에서 살펴보면 AT&T, 3M, 도요타, 후지제록스, 유니클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에서도 곧 리미니 스트리트를 통해 유지 및 보수 비용을 절감한 기업이 나타날 것이다. 현재 50개 정도의 회사와 협의 중이며, 3년 내로 1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리미니 스트리트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나는 피플 소프트를 거쳐 SAP의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 때 시장을 살펴보니 유지 및 보수만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기업에게 기회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리미니 스트리트를 창업했다.

리미니 스트리트란 이름의 유래에 대해 묻는 고객이 많은데, 사실 우리 회사의 첫 번째 건물이 라스베이거스 리미니 스트리트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웃음). 물론 지금은 더 큰 건물을 구해서 이사했다.

리미니 스트리트는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두고, 실리콘밸리에 개발을 위한 전담 사무실을 두고 있다. 전체 직원 가운데 50% 이상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엔지니어다. 약 5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 기업을 지원할 것이다. 이들과 연락하고, 기업의 장애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 지사의 직원 역시 3년 내에 30명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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