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물-임상시험 대체 ‘피부 아바타’ 첫 개발

  • 동아일보

서울대병원-고려대 연구팀 공동… 대량생산으로 신약개발 단축 기대

미세 공정으로 제작된 피부 아바타. 겉 피부(녹색), 속 피부(파란색), 혈관(빨간색) 등 층을 구분하기 위해 색을 입혔다. 고려대 제공
미세 공정으로 제작된 피부 아바타. 겉 피부(녹색), 속 피부(파란색), 혈관(빨간색) 등 층을 구분하기 위해 색을 입혔다. 고려대 제공
 신약이나 화장품 등을 만들 때 동물실험과 사람임상시험을 대신할 수 있는 일명 ‘피부 아바타(피부모델 마이크로 칩)’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최태현 교수팀과 고려대 고(故) 이상훈 교수팀은 지름 2cm 정도 크기의 작은 칩에 사람의 피부와 똑같은 상태로 만든 피부 아바타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피부 아바타는 사람의 표피(겉 피부), 진피(속 피부), 혈관 세포를 각각 배양해 붙인 인공피부 장기로, 인체의 피부에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확인하는 신약 개발이나 화장품 독성 실험에서 쓰인다. 또 피부 아바타는 대량 생산이 가능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는 동물, 임상시험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제품 개발 기간도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교수는 “많은 동물이 연구실에서 동물실험으로 희생되고 있고 임상에서도 독성 실험에 따른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고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정상 또는 염증 상태 등 여러 종류의 피부 아바타를 만들어 관측한 결과 사람의 피부와 똑같은 반응을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제1저자인 고려대 바이오의공학과 이건희, 서울대 마이얼단장 우푸얼 연구원은 “당장 실용화가 가능한 이 칩을 화장품과 약물 개발의 자극성 실험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연구에도 긴요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피부아바타#인공피부#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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