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병헌’ 답게…e스포츠 올림픽 무대 올릴것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29일 05시 45분


e스포츠 팬들로부터 ‘갓병헌’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 최근 협회장으로 복귀한 그는 빠르게 변하는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건전 e스포츠 문화 정착’과 ‘글로벌 e스포츠 종목의 저변확대와 협력 강화’, ‘e스포츠 플랫폼 확장과 경쟁력 제고’, ‘한국e스포츠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 등 새로운 4대 비전을 제시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e스포츠 팬들로부터 ‘갓병헌’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 최근 협회장으로 복귀한 그는 빠르게 변하는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건전 e스포츠 문화 정착’과 ‘글로벌 e스포츠 종목의 저변확대와 협력 강화’, ‘e스포츠 플랫폼 확장과 경쟁력 제고’, ‘한국e스포츠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 등 새로운 4대 비전을 제시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한국 e스포츠 협회 전병헌 회장

젊은 세대에 ‘별칭’을 갖는 것, 특히 호의적 ‘애칭’으로 불리는 것은 정치인으로선 참 어려운 일이다. 3선 중진의원으로 이름 앞에 ‘독보적’이라는 의미의 수식어 ‘갓(God)이 따라붙은 이가 있다. 19대 국회를 마치고 정치 휴지기 중인 전병헌(58) 한국e스포츠협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겸직 금지조항에 따라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으로서의 대외 활동에 주력하다 최근 협회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갓병헌이라는 애칭은 팬과 대중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단어”라며 “e스포츠팬들과의 신의를 위해 앞으로 더욱 발 벗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또 “정치 휴지기를 미래 세대와의 공감과 소통을 통해 정치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건전 e스포츠문화·플랫폼 강화 등
국제경쟁력 위해 새 4대비전 제시
최종목표는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게임과 e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활동을 하면서다. 특히 2010년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오픈마켓 심의로 모바일게임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는데 ‘갈라파고스’(세계적 흐름과 단절된 고립) 규제를 해소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관련법은 2011년 통과됐다. 이때부터 게임산업 정책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사회적 반감이나 부작용 해소를 위해선 ‘게임도 스포츠의 하나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걸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협회장과 연맹 회장으로서 중점을 둔 부분은.

“연맹 회장으로선 e스포츠가 정식스포츠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관련 논의를 이끌어내고, 스포츠어코드 정회원으로 등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협회장으로선 한국 e스포츠의 체질 개선과 상호 신뢰 회복에 역량을 쏟아 부었다. 두 번의 액션플랜을 발표·실행했다.”

-그동안의 성과는.

“네이버에 e스포츠 페이지 신설을 요청했고, 진에어를 게임단 후원사로 유치했다. 종목사·방송사와 3자협의체를 구성해 협회의 위상과 역할을 제고했다. 그 밖에 롤드컵 유치와 중앙대학교 e스포츠 특기생 전형 신설, 전국체전 실시 등 액션플랜으로 내놨던 약속을 이행했다. 네이버 페이지 신설과 대한체육회 준가맹 승인, 대학교 특기 전형은 e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전환하는데 기여했다.”

-한국 e스포츠 및 게임에 대한 위기설이 많다.

“중국의 e스포츠 정식스포츠 인정과 ESPN 등 미디어의 e스포츠 섹션 추가, 북미와 유럽 등 전통 스포츠 구단의 e스포츠팀 창단 등 해외에선 e스포츠를 차세대 미래 산업으로 보고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다. 향후 2∼3년이 중요하다.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하며 게임 한류로 확장할 것이냐, 아니면 주도권을 상실하느냐는 갈림길에 섰다.”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내부적으론 탄탄한 산업기반을 마련하고, 국제적으론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후원사 도움을 받아 운영하는 단순 구조에서 벗어나 올바른 수익 구조 형성이 필요하다. 선수는 콘텐츠 핵심 주체가 되고, 구단과 투자자는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재투자해야 한다. 선순환 구조가 차세대 먹을거리인 e스포츠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발표한 새 비전은 어떤 내용인가.

“협회장으로서 변화에 대응해 국제적 위상을 잃지 않는 데 집중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인PC클럽과 e스포츠진흥법 개정 추진, 특별전형 대학 확대 등 ‘건전 e스포츠 문화 정착’, ‘글로벌 e스포츠 종목의 저변확대와 협력 강화’, 가상현실(VR)과 모바일 등 ‘e스포츠 플랫폼 확장과 경쟁력 제고’, 연맹과의 협력 및 글로벌 대회 유치 등 ‘한국e스포츠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새 비전으로 내놨다.”

-‘갓병헌’으로서 계획과 목표는?

“협회장으로선 국제 경쟁력을 위한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연맹 회장으로선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다. e스포츠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게 최종 목표다. 올림픽에서 한국 e스포츠 대표들이 국위선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부에 바라는 점은.

“한국 e스포츠팬들의 열정은 세계적이다. 하지만 게임을 마약이나 도박과 함께 유해물로 취급하려는 등 사회풍토와 정책은 아직도 규제성격이 더 강하다.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강화와 게임 한류를 위해선 이를 극복해야 한다.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정부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진흥정책이 차질없이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정치인 전병헌’으로선 잠시 휴지기인데.

“그동안 정치를 주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휴지기는 좀 더 객관적으로,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다. 이런 안목을 통해 정치적 콘텐츠를 더 탄탄하고 다양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e스포츠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팬들과의 소통과 교감을 통해 미래세대와의 공감능력을 키우고, 더 많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를 재개하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각으로 신선하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한국 e스포츠협회 전병헌 회장.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한국 e스포츠협회 전병헌 회장.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전병헌

▲1958년 충남 홍성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경제학과 졸업 ▲대통령 정무비서관·정책기획비서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17·18·19대 국회의원 ▲한국e스포츠협회장·국제e스포츠연맹 회장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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