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랩스데이] 스마트TV의 새로운 선택 기준: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3월 21일 16시 17분


코멘트
PC 사용자치고 '인텔 인사이드'라는 슬로건과 이 슬로건이 적힌 스티커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름 그대로 인텔의 프로세서가 들어있기 때문에 PC의 성능과 품질을 인텔이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도 마찬가지다. 윈도우가 설치된 PC에 '정품 윈도우' 스티커를 제공해 윈도우가 이상 없이 실행되는 제품임을 표시한다. 인텔, MS처럼 특정 영역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기업은 해당 제품의 제조사가 아님에도 제품에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탑재되었다는 것을 표시한다. 그들의 브랜드와 제품,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TV에도 이러한 인증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돌비나 DTS가 제공하는 음향 인증이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워낙 전문가들이라 따로 인증이 필요없다. 하지만 음향 분야는 다르다. 음향 전문기업인 돌비나 DTS와 협력해 제품을 제작한 후 인증 스티커를 붙임으로써 사용자들에게 TV의 음향 성능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

오늘(21일) TV의 새로운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는 기능 인증이 시장에 공개되었다. 바로 '넷플릭스 리커멘디드(Netflix Recommended)'다.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넷플릭스 리커멘디드란?

넷플릭스 리커멘디드는 해당 스마트 TV가 넷플릭스 콘텐츠 재생에 최적화되어 있음을 표시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넷플릭스가 추천하는 스마트 TV'다. 넷플릭스는 원래 테스트 랩을 운영하며 수천 개의 기기에서 넷플릭스가 제대로 실행되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렇게 테스트 랩을 운영하면서 성능 면에선 분명 넷플릭스를 쾌적하게 재생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론 넷플릭스의 실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기기를 찾아내고 있다. 문제를 찾아내고 이후 제조사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다.

넷플릭스 리커멘디드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시스템이다. 단순히 넷플릭스가 실행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스마트 TV에 인증을 제공한다. 일종의 '프리미엄'인 셈이다.

사실 넷플릭스 리커멘디드는 작년부터 시작된 인증 시스템이다. 하지만 작년에 공개된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인증 스마트 TV는 생각만큼 편리한 사용자 환경을 보여주지 못했다. 때문에 올해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인증 조건을 일신하고, 제조사와 협력해 차세대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인증 스마트 TV를 시장에 선보였다. 현재 차세대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인증을 받은 제품은 웹OS 3.0을 탑재한 2016년형 LG전자 UHD TV와 안드로이드TV를 탑재한 2016년형 소니 UHD TV 뿐이다. 필립스, 비지오 등 다른 제조사도 차세대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인증을 받은 스마트TV를 준비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유력 TV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 인증을 받지 않았다.

넷플릭스 리커멘디드의 조건

넷플릭스 리커멘디드를 받으려면 운영체제가 가볍고, 사용이 쉬워야 하며, 인터넷에 빠르게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원하면 넷플릭스를 즉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넷플릭스 리커멘디드를 받은 TV는 리모콘의 '넷플릭스 버튼'만 누르면 넷플릭스 앱이 바로 실행된다. 버튼을 누른 즉시 넷플릭스 앱이 실행되어 콘텐츠 감상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다. TV 화면을 끄면 넷플릭스 앱은 일시 정지되고, 화면을 켜면 넷플릭스 앱이 다시 재생된다. 인터넷 접속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풀HD 콘텐츠 뿐만 아니라 UHD/4K 콘텐츠와 HDR(하이 다이나믹 레인지, 장면 하나 하나의 비트레이트를 향상시킨 고품질 동영상. 넷플릭스의 경우 HDR 동영상이 UHD/4K 영상보다 데이터 양이 20% 더 많다.) 콘텐츠도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다.

기존 스마트 TV에서 넷플릭스를 감상하려면 30초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고, TV 화면을 끄면 넷플릭스 앱 실행이 중단되며, 인터넷 접속 속도가 느려 HD나 풀HD 해상도로 콘텐츠를 감상해야 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넷플릭스 리커멘디드는 화질과 관련된 인증이 아니다. 화질에 대한 요구조건은 없다(넷플릭스의 화질은 오직 사용자 스마트 TV의 패널 해상도와 인터넷 속도에 달려있다). 오직 사용자 경험 만을 평가한다. 넷플릭스가 제시한 7개의 인증 조건 가운데 5개만 만족시키면 인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스마트 TV를 위한 인증이기 때문에 PC, 셋톱박스, 비디오게임기, 기타 동영상 재생기기 등에는 인증을 제공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리커멘디드에 관해 설명 중인 브래디 건더슨(Brady Gunderston) 넷플릭스 플랫폼 제품 담당 이사(사진=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넷플릭스 리커멘디드에 관해 설명 중인 브래디 건더슨(Brady Gunderston) 넷플릭스 플랫폼 제품 담당 이사(사진=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TV는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

넷플릭스 리커멘디드 인증은 TV의 패키지 박스, 홈페이지, 판촉물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 홈페이지(https://devices.netflix.com/en/recommendedtv/)에서도 인증을 받은 모델을 확인할 수 있다. 제조사가 원할 경우 스마트 TV 본체에도 인증 스티커를 부착할 수 있다. 인증을 제공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제조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넷플릭스 리커멘디드를 총괄하는 데이빗 홀란드(David Holland) 넷플릭스 사업개발 담당 이사는 "TV는 넷플릭스를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기기다. 많은 넷플릭스 사용자가 스마트폰과 웹 사이트로 서비스에 가입한 후 결국 TV를 통해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며, "사용자들의 콘텐츠 감상을 돕기 위해 넷플릭스에 최적화된 스마트 TV를 만들기로 결정했고, 그 결실이 넷플릭스 리커멘디드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TV 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초석

넷플릭스 리커멘디드의 목적은 앞에서 설명한 인텔 인사이드와 동일하다. 자사 서비스가 특정 제품에 최적화된 것을 강조해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나아가 해당 제품의 판매를 촉진하려는 것이다. 넷플릭스 입장에선 TV 시장에서 공중파/케이블 TV 사업자 못지 않은 영향력을 얻을 수 있고, 제조사 입장에선 넷플릭스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으니 서로 '윈윈(Win-Win)'이다. 넷플릭스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자에서 벗어나 거대 콘텐츠 배급사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로스가토스=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