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능만 다 모았다, 지스킬 KM780 게이밍 키보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3월 10일 11시 32분


코멘트
보통 데스크톱을 구매하면 키보드를 함께 주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PC는 물론, 조립PC를 구매하더라도 서비스 차원에서 기본적인 키보드를 제공한다. 이런 상황이니 키보드의 중요성을 등한시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기본 포함된 키보드와 별도로 구매한 키보드는 확실히 다르다. 카메라로 따지자면 번들 렌즈 대신 교환 렌즈를, 자동차로 치면 기본 스티어링 휠 대신 패들 시프트가 장착된 것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

실제로 시장에 출시된 키보드 깔끔한 디자인, 다양한 기능 키를 갖춘 제품 등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게임에 특화한 게이밍 키보드 제품군은 이보다 더 다양하다. 신호를 입력하는 '스위치'는 어떤 것을 사용했는지, 매크로 기능이나 동시 입력 등을 지원하는지, 각종 단축키를 갖췄는지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지스킬이 출시한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 '립죠스 KM780'은 이처럼 다양한 키보드의 특징을 하나로 모은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지스킬은 우리에게 고성능 메모리 제조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 게이밍 기어 분야로도 진출하기 시작했다.


KM780의 외형을 살펴보면 게이밍 키보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금속 소재의 상판에 비키타입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탈착할 수 있는 손목 받침대를 제공한다. 여기에 테두리는 금속막대를 둘러서 미래적인(?) 형태로 제작했고, 이 테두리에 전용 액세서리를 부착할 수 있다.


이밖에 각종 단축키, 하드웨어 매크로, 윈도우 잠금 버튼, 별도의 미디어 컨트롤 키 등 사용자 편의를 위한 각종 버튼을 갖췄다. 여기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한 백라이트 조절 기능도 지원한다. 외형을 보면 기존 시장에 등장한 게이밍 키보드의 장점을 모두 하나로 모은 느낌이다.


현재 KM780은 체리 갈축을 사용한 제품군 하나만 존재하며, 향후 다양한 스위치를 적용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갈축이란 말 그대로 갈색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한 모델이다. 기계식 스위치는 누르는 느낌이나 압력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색깔로 구분한다. 대표적인 스위치 제조사 체리는 청축, 갈축, 적축, 흑축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 갈축은 넌클릭 스위치로, 클릭 스위치인 청축과 비교해 소음이 적으면서 누르는 힘이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에 어울린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손가락에 큰 힘을 주지 않아도 키가 입력돼, 가볍게 두드리는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 평소 필자가 사용하던 흑축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하면 타건감이 아주 가벼웠고, 작게 들리는 짤각 소리 덕분에 경쾌한 느낌도 든다.

KM780은 빨간색 백라이트를 갖춘 일반 모델과 RGB 백라이트를 갖춘 RGB 모델 등 두 가지가 있다. 일반 모델의 경우 조명 색깔이 다채롭지는 않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RGB 모델은 조금 더 비싸지만, 사용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색상으로 변경할 수 있다.


10개의 교체용 키캡도 별도로 제공한다. Q, W, E, R, A, S, D, F, G, C 등 10개며, 이 키캡은 기본 키캡과 다르게 빨간색이고 표면에도 홈을 파서 다른 키와 쉽게 구분되게 해놓았다. 이 교체 키캡을 통해 키보드를 FPS에 더 특화한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 이동키로 주로 사용하는 WASD는 끝을 비스듬하게 만들어 손가락이 미끄러질 염려를 줄였으며, 몸을 왼쪽/오른쪽으로 기울일 때 쓰는 Q/E, 재장전에 사용하는 R 등 FPS에서 주로 사용하는 키를 눈에 띄는 색깔로 바꿀 수 있다.


키캡은 전용 케이스에 보관하며, 이 전용 케이스는 키보드 상단에 있는 테두리에 부착할 수 있다. 교체한 키캡을 별도로 보관해야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W, A, D를 기울어진 형태의 키캡만 제공하는 점이다. 만약 다른 키캡처럼 평평한 형태가 하나씩 더 있었다면 FPS뿐만 아니라 MOBA, RPG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우측 상단에는 음량 조절, 음소거, 정지/재생 등의 미디어 컨트롤 키가 있다. 게임 중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화면 전환(Alt + Tab) 없이도 원하는 음악을 찾거나 음량을 조절할 수 있으며, 동영상을 볼 때도 이 키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음량 조절 버튼은 휠 형태로 제작해 조작성을 높였고, 바로 아래에는 현재 음량 수준이 얼마인지 LED로 표시해준다.


좌측 상단에도 각종 버튼이 있다. 윈도우 버튼 잠금, 조명 밝기 조절 등의 버튼과 함께 매크로 녹화 및 하드웨어 매크로 버튼이 있다. 윈도우 버튼 잠금은 게임 애호가에게 아주 유용하다. 윈도우 키는 보통 Ctrl 키와 Alt 키 사이에 위치하는데, 이 두 키는 게임에서도 자주 쓰이는 키다. 때문에 윈도우 키를 잘못 누르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게임 중 화면이 바탕화면으로 전환돼 시작 메뉴가 열리는 일도 있다. 일부 게이머는 이를 막기 위해 아예 윈도우 키 키캡을 빼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잠금 버튼을 통해 작동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키캡을 빼는 등의 번거로운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좌측 상단에는 매크로 녹화(MR) 버튼이 있다. 이 버튼에 불이 켜진 상태에서 특정 버튼을 하나 누르면 녹화 버튼이 깜빡이며, 이후 입력하는 키보드 동작을 모두 녹화한다. 녹화를 끝낸 뒤 그 버튼을 누르면 녹화했던 동작이 자동 실행 된다. 일반 키를 매크로 동작 키로 지정해버리면 타이핑 시 매크로가 작동해버리니, 좌측에 있는 단축키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우측에는 마우스 케이블 고정을 위한 홀더도 부착돼 있다. 여기에 마우스 케이블을 끼우면 키보드나 책상에 마우스 케이블이 걸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일명 '마우스 번지'라 불리는 마우스용 액세서리를 키보드에 내장한 셈이다.


PC와 키보드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아주 가닥이 많다. 키보드 신호를 보내는 USB 케이블, 키보드를 허브로 사용할 수 있는 USB 연장 케이블, 음성 입/출력 케이블 등을 갖췄다. 이를 PC에 모두 연결하면 마우스, 헤드셋, USB 메모리 등 각종 장치를 키보드에 연결할 수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는 지스킬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여기서는 매크로 등록과 함께 조명 작동 방식을 변경하고, 키보드 보고율 등 전반적인 설정을 할 수 있다. 특히 RGB 모델의 경우 주기적으로 색이 변하는 기본 방식 외에도 원하는 키에 원하는 색의 조명을 켜는 사용자 지정도 가능하다.


KM780은 키보드는 키보드 자체에 내장 메모리도 갖췄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하 만든 설정을 이 내장 메모리에 저장하면 다른 PC에 연결했을 때도 동일한 설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타사 제품의 경우 이러한 기능을 파일 형태로 내보내 전용 소프트웨어로 동기화하거나 아예 클라우드 방식으로 동기화하는 기능을 제공하지만, 이 경우 다른 PC에도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KM780은 자체 메모리에 저장하기 때문에 전용 소프트웨어 없이도 자신이 지정했던 설정을 다른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립죠스 KM780은 여러 게이밍 키보드의 장점만 한 곳에 모은 키보드라 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과 성능은 마음에 든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싼 편이다. RGB 모델의 경우 약 24만 원, 일반 모델의 경우 19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게이밍 키보드 중에서도 상당히 고가 제품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이 필요한 사용자에게는 충분히 그 가치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글 /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lsw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