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류가 지구온난화 늦춰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1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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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는 지구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지구에 빙하기가 도래한다는 설정의 재난영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기후학자는 열대의 따뜻한 해류를 북대서양으로 이동시키는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류(AMOC)’ 과정에 이상이 생겨 기온이 급강하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영국연구진이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류가 지구온난화를 늦춰왔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6일 자에 발표했다.

AMOC는 난류(暖流)를 북부로 실어 나르고, 한류(寒流)를 남부지역으로 움직이는 지구 열전달벨트의 원동력이 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무거운 한류가 심해로 가라앉으면서 바다에 용해된 이산화탄소를 함께 심해로 가두기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효과도 갖고 있다. 즉, 기후 온난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사이브렌 드리지파우트 영국 사우샘프턴대 해양 및 지구과학과 교수팀은 독일의 기후변화 모델을 이용해 AMOC가 지구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폈다.

분석 결과 AMOC가 지난 15~20년 간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온도 상승을 0.8도 정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현재의 영향이 향후 40~50년까지 계속돼 지구 지표면의 온도 상승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이브렌 교수는 “현재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된다면, 40년 간 문제없이 AMOC가 일어나야 더 먼 미래 지구의 평균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며 “북대서양 지역 대류 현상이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보고도 있는 만큼, 온난화에 대한 대비는 철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권예슬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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