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꿈꾸던, ‘먹으면 살 빠지는 약’ 개발…무슨 원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6일 2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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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참다보면 누구나 ‘먹으면 살이 빠지는 약’을 꿈꾼다. 기존에 시판 중인 다이어트 약도 있지만 체내 지방 흡수능력을 억제시키거나 식욕을 줄이는 수준에 불과해 먹기만 해도 살이 저절로 빠지는 ‘진짜’ 다이어트약은 아니었다.

로널드 에반스 미국 솔크 생물학 연구소 박사팀은 먹으면 마치 진짜 음식을 먹은 것처럼 포만감을 주고 체지방 연소를 자극하면서도 칼로리가 없는 신약 ‘펙사라민(fexaramine)’을 개발해 동물 시험을 마치고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네이처 메디슨’ 5일자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는 재미 한국 과학자 황성순 박사와 서재명 박사가 각각 논문 제1저자와 제2저자로 참여했다. 간과 장에 주로 분포한 담즙 수용체(FXR)는 섭취한 음식물을 통해 자극을 받으면 소화를 돕기 위해 담즙을 분비하고 혈당을 조절하며 지방을 연소하는 과정에 관여한다. 이런 기능 때문에 이전부터 여러 제약회사에서는 다이어트 약을 만들 목적으로 담즙 수용체를 자극하는 약을 개발하려 했지만 소화기관 외에도 다양한 장기에서 영향을 끼치고 부작용을 일으켜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약제가 장내에만 머물도록 하고 혈관을 통해서는 다른 장기로 퍼지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렇게 만든 약을 비만인 쥐에게 5주간 먹이자 쥐의 체중 증가가 멈추고 체지방이 줄어들며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당 수치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체온이 올라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몸에 해로운 내장지방 또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에반스 박사는 “신약은 ‘상상 속의 음식(imaginary meal)’과 비슷하다”며 “몸은 진짜 음식을 먹은 것처럼 반응하는 데 실상 칼로리가 없어 다이어트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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